G20 합의 불발시 EU 차원의 독자 도입 촉구
[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볼프강 쇼이블레 독일 재무장관이 유럽연합(EU)이 먼저 주도적으로 금융거래세(토빈세)를 도입하자고 주장했다고 파이낸셜 타임스(FT)가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쇼이블레 장관은 영국이 토빈세 도입에 반대하는 것과 관련해 EU 차원이 아니라면 먼저 유로존 차원에서 토빈세를 도입하자고 제안하며 대형 은행과 헤지펀드와 같은 그림자 금융(shadow banking)에 대한 좀더 강한 규제도 동반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FT와의 인터뷰에서 유로의 안정을 뒷받침하기 위해 유로존 17개 회원국의 재정 통합을 향한 큰 조치가 이뤄져야 한다며 토빈세 도입을 주장했다. 또 이번 주말 프랑스 칸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회의에서 토빈세 도입에 대한 합의가 이뤄지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에라도 유럽이 독자적으로 행동하는 것이 중단돼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G20 회의에서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유럽이 독자적으로라도 토빈세 도입을 추진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은 유로존이 중국과 같은 G20 파트너들로부터 도움을 얻기 위해 협상해야 하는 상황은 아니라고 주장하며 투자자들을 끌어들이기 위해 유럽이 정치적인 양보를 하는 것에 대해서는 반대했다.
쇼이블레는 "글로벌 금융위기를 억제하기 위해 추가적인 금융 규제는 필수"라고 주장하며 "G20 회의에서 (토빈세 도입에 대한) 합의에 도달하면 좋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G20에서 합의에 도달할 수 없다면 유럽이 먼저 앞서가기를 선호한다"며 "EU가 토빈세를 도입한다면 글로벌 합의를 이끌어낼 가능성이 훨씬 더 증가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그는 영국이 토빈세 도입에 반대하고 있는 것과 관련해 이를 잘 알고 있다며 영국의 주장을 존중한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우리는 EU 차원에서 우선적으로 논의가 있어야 한다"며 "논의를 하기도 전에 희망이 없다고 말한다면 그것은 잘못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27개 EU 회원국이 합의할 수 없다면 17개 유로존 회원국이 먼저 도입해서는 안 되는 것인지 고려해야만 한다"고 주장했다.
쇼이블레는 "토빈세가 도입되면 금융 부문이 실질 경제에 자금을 조달해주는 고유의 역할에 좀더 집중할 수 있고 자본이 가장 현명한 방식으로 배분될 것"이라며 "장기적으로 금융시장 이익이 될 것이라 믿는다"고 주장했다.
쇼이블레는 또 이탈리아에 대해 재정 부담을 줄이기 위해 문제를 스스로 해결해야만 한다고 주장하며 "이탈리아는 여전히 해야할 일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유로의 안정을 위해서는 유로존 내에 비중이 큰 국가들이 스스로 책임감을 갖고 살아날 수 있어야 한다"며 "이탈리아는 스스로 자신의 문제를 해결해야만 한다"고 주장했다.
박병희 기자 nu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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