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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거래세 도입, 아직은 눈치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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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현준 기자] 금융거래세 도입을 두고 국가간에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이 "당장 금융거래세를 도입할 시기는 아니라고 본다. (우리만 도입한다면) 국내 금융시장이 위축될 수도 있다"고 부정적인 입장을 밝혀 주목된다.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제임스 토빈이 제안해 토빈세라고도 하는 금융거래세는 외환거래 등에 세금을 매겨 투기적 거래를 줄이는 제도다.


유럽연합(EU)은 금융거래세 도입에 가장 적극적이다. EU는 2014년부터 금융거래세를 도입하자고 공식 제안한 상태다. EU 27개 회원국이 관련된 금융거래에 주식과 채권 거래가의 0.1%, 파생상품 거래가의 0.01%를 과세하면, 연간 550억 유로(약 87조7000억원)가 세수로 확보된다는 분석까지 내놨다. 장기적으로 예상되는 0.5%의 국내총생산(GDP) 감소도 감내하겠다고 했다. 다음달 프랑스 칸에서 열리는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도입을 논의하자고 서두르고 있다.

그러나 국제금융계에선 단시일 내에 금융거래세 도입이 이뤄지기는 불가능하다고 보고있다. 우선, 금융산업이 발달한 미국과 영국이 자국 시장위축을 우려해 도입을 반대하고 있다. 독일은 미국과 영국 등이 반대하면 "독일만이라도 도입 하겠다"고 했지만 실효성을 거둘지 미지수다. 투기자본이 금융거래세를 피해 다른 나라로 옮겨가면 그만이기 때문이다.


우리 정부는 "도입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사태 추이를 두고보자"는 쪽이다. EU에서 논의되는 금융거래세가 외환, 주식, 채권을 포괄한 금융거래 전반에 세금을 물리는 방안이어서 우리정부로서는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주식과 채권 시장에서 일시에 대규모 자금이 빠져나가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박 장관의 언급도 이같은 인식을 반영하고 있다. 박 장관은 "정부가 선물환포지션한도 제한과 외국인채권투자 과세환원, 외환건전성부담금 제도 등 3종 세트 정책을 정비하고 있다"며 "이런 제도만 보완되면 굳이 금융거래세를 도입할 필요가 없다"고 덧붙였다.


기획재정부 고위관계자는 "G20 전체가 도입한다면 우리도 도입해 볼 수 있다"며 "그렇더라도 주식과 채권을 제외한 외환 부문에만 금융거래세를 물려야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현준 기자 hjun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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