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현준 기자] 공정거래위원회는 LCD 패널 가격과 공급량을 담합한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 등 한국과 대만의 10개 제조사들에게 1940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고 30일 밝혔다. 이는 공정위가 처리한 국제카르텔 사건 최대의 과징금 부과사건이다.
과징금 부과액수는 삼성전자 961억1000만원, LG디스플레이 651억5000만원, AU옵트로닉스 285억3000만원, 치메이 이노룩스 15억5000만원, 한스타 디스플레이 8억7000만원, 일본삼성 6억9000만원, 대만삼성 4억9000만원, LG디스플레이 재팬 3억원, 중화 픽쳐 튜브스 2억9000만원, 엘지디스플레이 타이완 7000만원 등이다.
공정위는 조사결과, 한국과 대만의 LCD 제조사들은 공급초과로 가격이 급락하자 2001년부터 2006년까지 매월 1번씩 대만에서 이른바 비밀리에 '크리스탈 미팅'을 열고 LCD 물량과 가격을 합의했다.
이들은 '크리스탈 미팅'에서 가격견적계획, 고객별 선적량, 수율, 생산설비 가동율 등 영업비밀을 교환하면서 투표로 결론을 끌어냈다. 회의에 참석한 사업부장들은 서로 휴대전화번호를 교환해 실시간 연락망을 구축했고, 만일 합의를 지키지 않으면 회의에서 배제하겠다고 위협했다. '크리스탈 미팅'이 탄로날까봐 회의장소도 계속 바꿨다.
이 과정에서 이들은 또 가격인상과 수급조절을 위해 초과공급상황에서도 공급부족 상황이라는 허위정보를 언론에 제공하면서 가격하락을 막기위해 조업중단, 생산능력 전환 등의 방법으로 생산량 감축을 합의했다.
공정위는 "컴퓨터 모니터, 노트북, TV의 주요부품인 LCD 패널 시장에서 5년이 넘는 장기간에 걸쳐 조직적으로 진행된 국제카르텔을 적발했다"면서 "미국, EU 경쟁당국에 이은 전세계 3번째 시정조치"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LG디스플레이는 "2순위 자진 신고자로서의 지위를 인정 받아 50%의 법률상 감경을 받게 된다"면서 "사건의 시효가 지났는데도 과징금 처분이 이뤄져 서울고등법원에 행정 소송을 제기하겠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공정위의 판단을 존중한다"며 "향후 동일한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박현준 기자 hjun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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