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김흥순 기자]“용병이 한 팀에 3년 이상 머무르면 게을러지는 것 같다.”
FA컵 우승으로 한결 마음이 가벼워진 신태용(41) 성남 감독이 내년 시즌 구상을 앞두고 외국인 선수에 대한 생각을 드러냈다. 특히 최용수(38) FC서울 감독대행과 용병에 대한 다소간의 시각 차를 보여 눈길을 끌고 있다.
신 감독은 23일 FC서울과의 경기를 앞두고 열린 기자들과 인터뷰에서 내년 시즌 팀을 이끌어 갈 계획과 함께 외국인 선수에 대한 개인적 견해를 밝혔다.
신태용 감독은 "11월에 좀 쉬면서 내년 시즌에 대한 구상을 마무리 하려고 한다. FA(자유계약선수) 자격을 얻는 김정우도 연봉 문제로 이견만 없다면 붙잡을 생각이다"며 "타 구단 선수들도 눈여겨보면서 선수 조합을 구상할 것"이라고 밝혔다.
신 감독은 이어 "내년 시즌에 활약 할 용병을 찾기 위해 해외출장을 생각하고 있다. 구단에서도 협조를 해 줄 거라 믿는다. 내년에는 팀을 잘 만들어보고 싶다"고 각오를 밝혔다.
올 시즌 장 까를로스의 퇴출과 라돈치치의 부상 등 용병 문제로 유독 고민이 많았던 신태용 감독은 내년 시즌 외국인 선수 활용방안을 묻는 질문에 "어느 팀이건 용병이 3년 이상 한 팀에 머무르면 좋지 않은 것 같다. 그 팀의 습성에 적응되면서 게을러지는 부분이 있다"며 "새로운 환경을 겪으면서 경기력이나 여러모로 시너지가 나는 것 같다"고 의견을 밝혔다. 타 구단과 해외에서 새로운 용병을 영입해 내년 시즌 팀에 활력을 불어 넣겠다는 의도가 엿보이는 대목이다.
이에 대해 최용수 서울 감독대행의 생각은 조금 달랐다. 신태용 감독의 멘트를 전해들은 최 대행은 데얀, 아디 등 서울의 '터줏대감' 용병에 대한 평가로 답을 대신했다.
그는 "용병이 3년 이상 한 팀에 머무르면 매너리즘에 빠지는 건 사실이다. 하지만 우리 팀은 선수단과 가족 같은 분위기를 우선시 한다. 그러다보니 용병들이 너무 안 나가려 하는 것도 문제다”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데얀은 4년째, 아디는 6년째 서울에 몸담고 있다.
최 대행은 이어 "그런 것들이 구단으로서는 좋은 현상이다. 샐러리맨도 애사심이 높은 사람이 오랫동안 회사에 남아 있는다"며 "그만큼 팀에 대한 애착이 크다는 증거니까 바람직한 것 같다"고 만족감을 나타냈다.
외국인선수에 대한 두 감독의 시각과 온도 차가 내년 시즌 팀 운영과 성적에 어떤 결과로 이어질 지 벌써부터 기대를 모으고 있다.
스포츠투데이 김흥순 기자 sport@
스포츠투데이 정재훈 사진기자 roz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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