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김흥순 기자]신태용(41) 성남 일화 감독과 최용수(38) FC서울 감독 대행. 두 젊은 사령탑의 선수에 대한 배려가 눈길을 끌고 있다.
소속팀 성남을 12년 만에 FA컵 정상으로 이끈 신태용 감독은 15일 수원과의 FA컵 결승전을 앞두고 갈등이 많았다. 이날 가장 관심을 모은 것은 부상으로 전력에서 빠진 김정우의 출전 여부. 김정우는 지난 달 25일 전남과의 복귀전에서 무릎 부상을 당하며 재활 치료 중이었다. 중요한 경기인 만큼 팀 전력에 보탬이 되는 김정우의 출전 여부가 비상한 관심을 모았다.
김정우의 출전 가능성이 50대 50이라고 밝혀왔던 신 감독이었지만 결승전 당일 그의 생각은 확고했다. 신 감독은 “결승에서 상황이 급박하게 돌아간다면 김정우를 투입할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되도록 출전시키지 않을 생각이다”며 논란을 잠재웠다. 이어 “팀이나 개인적인 욕심만 차릴 수는 없다. 오늘 한 경기로 선수 생명을 빼앗을 수도 있다”며 선수의 장래를 걱정했다.
결국 김정우는 이날 경기에 출전하지 않았다. 성남은 조동건의 결승골에 힘입어 수원을 1-0으로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신태용 감독과 김정우 모두 마음의 부담을 한결 덜어낸 결과였다.
최용수 FC서울 감독대행의 배려도 남다르다.
현재 정규리그 4위를 달리고 있는 서울에게 가장 중요한 목표는 내년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출전 티켓을 확보하는 일. 리그 최종 3위까지 주어지는 AFC챔피언스리그 티켓을 위해 서울은 총력전을 펼쳐야 한다.
갈 길 바쁜 서울에 고민거리가 생겼다. 주전 공격수 데얀의 공백 문제다. 데얀은 자국 몬테네그로 대표팀 멤버로 유로 2012 예선을 치르고 있다. 잉글랜드에 이어 조 2위를 달리고 있는 몬테네그로는 다음 달 열리는 플레이오프를 통과하면 내년 본선 무대를 밟게 된다. 자국에서 주전으로 자리를 굳힌 데얀이 다시 대표팀에 차출될 가능성이 그만큼 높다.
최용수 감독 대행은 데얀의 대표팀 차출에 무조건 협조한다는 입장이다. 그는 16일 인천과의 원정 경기를 앞두고 “데얀의 대표팀 차출 협조 요청이 온다면 보내줄 생각이다”며 “팀으로서는 마이너스지만 국가를 먼저 생각해야 한다”고 소신을 밝혔다. 이어 “몬테네그로는 이번 기회가 아니라면 유로무대 본선에 다시 도전한다는 보장이 없다. 데얀에게도 마지막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최 감독대행은 16일 인천과의 경기에서 데얀을 선발 명단에 포함시키지 않았다. 최근 유로 2012 예선을 마치고 돌아온 데얀의 컨디션을 배려한 선택이었다. 하지만 데얀이 빠진 전반과 그를 투입한 후반, 서울의 공격력은 확연한 차이를 보였다.
다음 달 6강 플레이오프를 앞둔 최용수 감독대행에게 데얀의 공백은 분명 고민스런 부분이다. 최 감독대행의 ‘통 큰’ 선택이 서울과 데얀 모두에게 '윈윈'의 결과를 낳을지 지켜봐야 할 일이다.
스포츠투데이 김흥순 기자 spo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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