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승미 기자]긴 턱수염에 한복 두루마기와 고무신을 고수해 '강달프'라 불리는 강기갑 민주노동당 의원이 마침내 한복을 벗었다.
21일 국회 오후 경제분야 대정부질의장. 강 기갑 의원이 한복을 벗고 농민의 모습으로 본회의장으로 걸어 들어왔다. 강 의원은 셔츠에 파란색 누빔 조끼, 작업복 바지를 입은 채 출석했다. 발에는 농사용 장화까지 신었다. 강달프의 이 같은 변신에 본회의장도 일순간 술렁거렸다.
강 의원은 지난 17대 비례대표로 국회의원에 당선된 이후 사철 한복 차림을 고수했다.
밀짚모자를 쓴 강 의원은 “상임위가 국토위지만 오늘은 국민들의 어머니인 농민을 위해서 왔다”면서 “내가 이 옷을 입고 눈물을 참으면서 입술을 깨물었다”고 토로했다.
강 의원은 이어 서규용 농림수산식품부장관,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 권도엽 국토해양부 장관을 상대로 농민들이 고물가 시대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정부가 제대로 대처를 하지 못한다고 질책했다.
특히 박재완 장관을 향해 강 의원은 “정부는 서민들 물가 안정시키기 위해서 식탁을 책임지는 농민들을 볼모로 잡고 있다”고 질타했다.
'리챔' 가공햄 통조림을 꺼내들은 강 의원은 가격이 얼마나 올랐냐고 박 장관에게 질문했다.
박 장관은 당황한 듯 “특정 식품 가격을 잘 알지 못한다”고 애둘러 대답했다. 그러자 강 의원은 “정부가 물가를 잡기 위해 무관세로 돼지고기를 수입했는데, 삼겹살 가격도 잡지 못했고 가공식품인 햄 통조림은 되려 4600원에서 5600원으로 가격이 올랐다”고 지적했다.
강 의원은 “이 밖에도 생크림, 버터, 치즈. 바나나, 파인애플 등 수입하는 기업들에게 무관세 특혜를 줘서 수입업체들에게 곳간을 챙겨줬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강 의원은 박 장관이 퇴장하면서 리챔을 되돌려 주려하자 "가서 잡숴 보라"고 말하며 받지 않았다.
김승미 기자 askme@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