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스포츠투데이 김흥순 기자]‘축구밖에 몰랐고 정말 열심히 상무를 위해 일했던 사람’
김현태(50) 국가대표팀 골키퍼 코치는 고 이수철(45) 전 상주상무 감독을 그렇게 기억했다.
김현태 코치가 갑작스런 자살로 생을 마감한 이수철 전 감독의 빈소를 방문했다.
김 코치는 20일 오후 고인의 빈소가 마련된 분당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을 찾아 아끼던 후배를 잃은 애통한 심경을 밝혔다. 그는 스포츠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이 전 감독은 정말 아까운 사람이다. 14년 동안 상무 코치로 정말 열심히 했다”며 “그렇게 어렵게 감독이 되고나서 뜻을 펼쳐보지도 못했다. 그래서 더 안타깝고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
김현태 코치가 본격적으로 이 전 감독과 인연을 맺은 것은 2002년 한일 월드컵 국가대표 코치로 부임한 이후였다. 김 코치는 당시 상무 코치였던 이 전 감독에게 대표팀 멤버로 쓸 만한 재능있는 선수에 대한 의견을 구했다고 한다.
특히 당시 상무 소속이던 골키퍼 이운재(전남)의 몸 상태나 컨디션에 대해 수시로 이 전 감독과 정보를 나눴다. 특별한 학연이나 지연은 없었지만 축구계 선후배로 두 사람은 그렇게 오랜 시간을 함께 해왔다.
그래서일까. 고인의 빈소를 찾은 김현태 코치의 표정은 내내 어두워 보였다. 그는 “어제 점심 때 지인을 통해 비보를 들었다. 순간 아무 말도 못했다”며 “본인도 물론 힘들었겠지만 남겨진 가족들이 받을 상처는 얼마나 크겠냐”며 안타까워했다.
현재 축구선수로 뛰고 있는 고인의 아들에 관한 얘기도 이어졌다. 김 코치는 “특기자로 대학 진학을 준비했던 아들이 고인의 불미스런 사건으로 예정된 일들이 취소됐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나도 자식을 키우는 입장이지만 본인 문제로 자식에게 피해를 줬다는 생각이 가장 견디기 힘들었을 것”이라고 탄식했다.
김 코치는 “이번 사건(승부조작 문제)과 관련해 정확한 내용을 알지 못해 조심스럽다”면서도 “내가 아는 이 전 감독은 정말 상무를 위해 열심히 했던 사람이다. 박봉에도 축구에 대한 열정으로 지금까지 팀을 위해 노력했다”고 강조했다.
“안타깝게 생을 마감한 후배가 한편으론 괘씸한 생각도 들었다”는 김현태 코치. 그는 “축구계에 자꾸만 안 좋은 일들이 생겨 착잡하다”며 발길을 돌렸다.
이수철 전 감독이 떠난 지 이틀째. 비교적 한산한 그의 빈소에는 유가족들의 슬픔과 고인을 위한 연도(위령 기도)소리가 적막하게 울려 퍼졌다.
이수철 전 감독의 발인은 오는 21일 오전 6시이며 장지는 안성천주교공원묘지로 결정됐다.
스포츠투데이 김흥순 기자 sport@
스포츠투데이 정재훈 사진기자 roz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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