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 재직 당시 정유공장 건설 맡아 … 한-사우디 경제협력에 긍정적 효과 기대
[아시아경제 조인경 기자] "그 때만 해도 바닷가 허허벌판이었는데..."
이명박 대통령이 20일 에쓰오일 온산공장 확장 프로젝트 준공식에 참석, 남다른 감회에 빠졌다. 에쓰오일이 70년대 후반 울산에 첫 정유공장을 건설할 당시 이 대통령이 현대건설 사장으로 직접 공사를 주관했던 기억 때문이다.
당시 허허벌판이나 다름 없던 바닷가에 세웠던 정유공장은 30여년만에 세계적인 규모의 석유화학기업으로 성장해 고부가가치 제품을 생산하고 수출하는 주역이 돼 있었다.
이 대통령 옆에 선 알 나이미 사우디아라비아 석유광물부 장관도 가슴이 뿌듯하기는 마찬가지. 그는 장관직에 오르기 전인 1991년 사우디아라비아 국영석유회사인 사우디아람코의 총재 자격으로 에쓰오일에 무려 4억달러라는 당시로서는 파격적인 투자를 결정한 장본인이다.
이 때 맺은 장기 원유 공급계약으로 사우디아라비아는 안정적인 원유 소비처를 확보하고, 소비국인 우리나라는 세계 최대의 해외 유전을 확보해 에너지 안보에 기여하는 계기를 마련했다.
이날 이 대통령과 나이미 장관의 만남 역시 에쓰오일이 한국과 사우디간 경제 협력에 큰 기여를 하는 동시에 새로운 기폭제가 될 것임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이 대통령이 국내기업의 준공식 행사에 참석한 것 자체가 매우 이례적인데다 세계적으로 중동국가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걸프협력회의(GCC) 6개 국가 중 영향력이 가장 큰 사우디아라비아의 정부 인사와 사우디아람코 경영진이 대거 방한한 점 역시 경제·외교적 우호관계를 공고히 하는 밑거름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대통령도 이날 행사에서 스마트그리드, 에너지저장시스템, 연료전지 분야에서 세계적 경쟁력을 지니고 있는 우리나라의 강점을 설명하며 "세계 최대의 자원부존국이지만 녹색성장에 큰 관심을 가지고 있는 사우디아라비아와 대한민국이 든든한 동반자가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우리 정부가 큰 관심을 가지고 있는 사우디아라비아 내 원전 건설, 각종 플랜트와 도시 건설, 대형 유조선 수주 및 석유 가스 등 에너지 관련 프로젝트에도 긍정적인 영향이 기대된다.
준공식 행사에 참석한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여러 국내기업들이 사우디아라비아의 국책사업에 참여해 올 한해 200억달러 상당의 건설 수주를 기대하고 있다"며 "이번 에쓰오일 준공식을 통한 자연스러운 교류는 우리 기업들이 사우디 현지에서 활동하는데 실질적이고 강력한 도움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온산=조인경 기자 ikj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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