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요타, 브랜드 마케팅 강화 위해 임원 보강...닛산은 부사장 체제로 통합
[아시아경제 이정일 기자]도요타는 나누고(÷), 닛산은 합쳤다(+). '전력 강화'라는 목표는 같지만 해법은 달랐다. 도요타는 렉서스와 도요타 세일즈 마케팅 조직을 분리했고 한국닛산은 닛산과 인피니티 조직을 오히려 통합했다.
20일 수입차 업계에 따르면 나카바야시 히사오 한국도요타 사장은 최근 김성근 렉서스 세일즈 마케팅 부장과 강대환 도요타 세일즈 마케팅 부장을 각각 이사로 승진시켰다. 당초에는 렉서스와 도요타 세일즈 마케팅 담당 임원이 한명이었지만 얼마 전 이직하면서 생긴 공백을 내부 승진으로 메운 것이다.
한국도요타 관계자는 "기존에는 임원 한명이 두 브랜드를 총괄했지만 이제는 두 임원이 각각의 브랜드를 책임지고 이끌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외부 스카웃이 아닌 내부 승진을 실시한 배경으로는 "침체된 분위기에 동요하지 말고 더욱 분발하라는 격려의 메시지"라고 설명했다.
한국도요타는 올 들어 9월까지 누적 판매량이 렉서스 2923대, 도요타 3852대로 전년 동기 대비 +14.2%, -18.4%를 각각 기록했다. 올해 수입차 시장이 사상 첫 '10만대 돌파'가 기대되는 것에 비하면 정체 또는 후퇴한 셈이다. 오랜 엔고에 일본 강진까지 악재가 겹친 탓이다.
이런 상황에서 브랜드를 분리하고 임원진을 보강한 것은 보다 견고해진 전문성과 책임감으로 위기를 뚫고 가겠다는 나카바야시 사장의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는 설명이다.
반면 한국닛산은 기존에 나눠 있던 닛산과 인피니티 세일즈 마케팅 조직을 하나로 합쳤다. 이를 위해 켄지 나이토 한국닛산 사장은 지난 달 23일 정성상 부사장을 새로 영입, 두 브랜드의 세일즈 마케팅 활동을 총체적으로 관리토록 했다.
한국닛산 관계자는 "닛산과 인피니티 브랜드 운영의 효율성을 증대하고 시너지 효과를 도모하기 위해 이 같은 인사를 단행했다"고 밝혔다. 올 들어 9월까지 누적 판매량은 닛산이 2053대, 인피니티가 1740대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4%, 22.8% 하락했다.
업계는 반전이 시급한 상황에서 한정된 인력과 비용의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켄지 사장이 승부수를 띄운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수입차 업계 관계자는 "비슷한 처지의 두 일본 수입차 CEO가 상반된 전략으로 위기 탈출을 꾀한다"며 "통합과 분리라는 서로 다른 전략이 어떤 결과로 이어질 것인가가 관전 포인트"라고 말했다.
이정일 기자 jay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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