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손은정 기자] 최나연(24ㆍSK텔레콤)이 한국(계)의 LPGA투어 100승째를 수확하며 명실상부한 '에이스'로 자리매김했다.
168cm의 늘씬한 키에 가냘픈 몸매, 앳된 얼굴로 국내 무대에서 활약할 때부터 '얼짱'으로 불렸던 선수다. "초등학교 3학년 때 아버지 최병호씨(46)를 따라 연습장에 갔다가 골프와 인연을 맺었다"는 최나연은 학창시절 탁구선수로 활약했던 어머니 송정미씨(45)의 피를 물려받은 덕인지 기량이 급성장했고, 국가대표를 거치는 등 곧바로 엘리트코스를 밟았다.
아마추어시절이던 2004년에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ADT캡스인비테이셔널에서 '프로언니'들을 제압하고 당당하게 우승컵을 들어올려 '차세대 기대주'로 떠올랐고, 이듬해 프로무대에 합류해 예상대로 2007년까지 매년 1승씩을 수확하며 탄탄대로를 걸었다.
최나연은 그러나 미국 무대에 진출하면서 월드스타가 되기 위한 '성장통'을 겪었다. 2007년 퀄리파잉(Q)스쿨에 응시했지만 공동 20위에 그치면서 풀시드를 따내는데 실패해 2008년에는 대기자 신분으로 예선을 치르거나 결원이 생길 때만 간신히 출전했다. 이 때문에 아버지가 운전하는 밴을 타고 10시간 넘게 1000km를 이동하는 등 '가시밭길'을 걸었다.
하지만 특유의 뚝심으로 이를 극복했고, 27개 대회에서 단 한 차례도 '컷 오프'를 당하지 않는 일관성을 앞세워 상금랭킹 11위로 다음해 풀시드를 확보했다. 물론 우승까지는 최종일 뒷심 부족이라는 난관도 극복해야 했다. 2009년 6월 메이저대회인 맥도널드LPGA챔피언십에서는 특히 최종일 2타 차 선두로 출발해 막판 난조로 8위까지 순위가 뚝 떨어지기도 했다.
하지만 그 해 삼성월드챔피언십 최종일 72번째 홀의 우승버디로 짜릿한 첫 우승을 일궈내면서 바야흐로 '월드스타'가 되는 지름길을 찾아냈다. 뛰어난 기량을 뒷받침하는 강력한 멘탈이다. 지난해에는 국내에서 열린 하나은행챔피언십에서 대회 2연패에 성공하면서 상금여왕과 최저타수상까지 개인타이틀에서도 '2관왕'이 됐다. 최나연이 올 시즌 막판 '100승'을 완성하며 에이스의 역할을 톡톡히 해낸 셈이다.
손은정 기자 ejs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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