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스포츠투데이 김흥순 기자]서정진(전북)의 침투패스가 위기에 몰린 조광래호를 구했다.
조광래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이 11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2014 브라질월드컵 아시아 지역 3차 예선 3차전에서 ‘캡틴’ 박주영(아스널)의 선제골과 상대 자책골에 힘입어 후반 막판 추격을 펼친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을 2-1로 따돌리고 귀중한 승점3점을 챙겼다.
이로써 한국은 2승1무(승점 7)를 기록하며 B조 1위를 지켜 다음달 있을 중동 원정 2연전(11월 11일 UAE, 11월 15일 레바논)을 비교적 가벼운 마음으로 대비할 수 있게 됐다.
이번에도 서정진-박주영 콤비가 일을 냈다. 서정진은 후반 6분 미드필드에서 날카로운 침투패스를 전방으로 연결했다. 상대 수비를 따돌리고 문전으로 달려들던 박주영은 골키퍼와 맞서는 상황에서 침착한 오른발 슛으로 골망을 갈랐다.
벌써 두 경기 3골이다. 서정진은 대표팀 데뷔무대였던 지난 7일 폴란드와의 평가전에서 후반 교체 투입돼 박주영의 선제골과 추가골을 어시스트하며 일약 스타로 떠올랐다.
A매치 공식 데뷔전이 된 이날 UAE전서도 결정적인 순간 서정진의 패스가 빛을 발했다. 전반 내내 상대 밀집수비에 고전하며 답답한 경기를 이어가던 대표팀은 서정진, 박주영 콤비가 합작한 선제골에 힘입어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이어 후반 18분 기성용의 코너킥이 상대 수비 알 카말리의 머리를 맞고 자책골로 연결되며 승기를 잡았다. 후반 막판 이스마일 마타르에 추격 골을 허용했지만 2-1 승리를 거두며 B조 선두를 유지했다.
서정진은 경기 후 첫 골 상황에 대해 “박주영이 움직임이 좋았다”며 자세를 낮췄다. 이어 “처음 선발로 치르는 A매치라 긴장했다”며 “전반 경기 내용이 좋지 않았지만 형들이 많은 얘기를 해주고 조언해줘서 좋은 결과가 있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손흥민(함부르크)과 남태희(발랑시엔) 등 젊은 선수들과의 경쟁에 대해 서정진은 “두 선수 모두 젊고 해외에서 활약한다는 것이 장점”이라며 “K리그에서 내가 활약을 펼치고 있다. 드리블 돌파는 그들보다 자신 있다”고 당찬 모습을 보였다.
지난 두 경기를 통해 서정진이 얻은 가장 큰 수확은 자신감이었다. 서정진은 “최근 몸 상태가 안 좋았지만 대표팀 훈련을 통해 컨디션이 많이 올라왔다”며 “소속팀에 중요한 경기가 남은 만큼 잘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서정진의 활약으로 이동국(전북)을 대신해 그를 선발 명단에 올린 조광래 감독의 전략도 결과적으로 힘을 얻게 됐다.
스포츠투데이 김흥순 기자 sport@
스포츠투데이 정재훈 사진기자 roz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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