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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명철의 인사이드스포츠]국제대회 유치 붐, 누가 일으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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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산?창원?진해' 통합시인 경상남도 창원시가 2018년 세계사격선수권대회 유치 경쟁에 나선다. 창원시는 지난달 30일 시청 회의실에서 2018년에 열리는 제52회 세계사격선수권대회를 창원에서 개최하기 위한 유치위원회를 구성했다. 유치위 명예위원장에는 박재규 경남대 총장이 위촉됐으며 박완수 창원시장과 김정 대한사격연맹 회장이 공동 위원장을 맡았다. 고문에는 김운용 전 국제올림픽위원회(IOC) 부위원장, 박갑철 한국체육언론인회 회장, 이상철 국제스포츠외교연구회 회장, 이우재 국제사격연맹 집행위원 등 4명이 추대됐다.


지역 인사를 뺀 나머지 인사는 스포츠 행정 쪽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는 팬이라면 알 만한 관계자들이다. 유치위는 먼저 이달과 다음 달 쿠웨이트와 독일에서 열리는 아시아사격연맹(ASC) 총회와 국제사격연맹(ISSF) 기술위원회에 참석해 연맹 임원 등을 대상으로 유치 활동을 벌일 계획이다. 제50회 대회는 지난해 뮌헨에서 열렸고 2014년 제51회 대회는 그라나다(스페인)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제52회 대회 개최지는 내년 4월 17일 런던에서 열리는 ISSF 총회에서 결정된다.

세계사격선수권대회 유치 경쟁 관련 소식에 눈길이 가는 까닭은 이 대회가 한국 스포츠와 특별한 인연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 스포츠는 1960년대까지만 대회 개최 능력이 아시아 무대를 벗어나지 못했다. 1963년 아시아야구선수권대회, 1968년 아시아청소년축구선수권대회 등이 그 시절 국내에서 벌어진 주요 국제 대회다. 더구나 야구는 출전국이 한국과 일본, 필리핀, 자유중국(대만) 등 4개국에 불과했다.


이런 가운데 제42회 세계사격선수권대회가 1978년 9월 24일부터 10월 5일까지 태릉국제사격장에서 열렸다. 무대는 한국 스포츠 사상 첫 종목별 세계선수권대회였고 국내 스포츠가 세계무대로 나아가는 발판이 됐다. 대회 개막식은 태릉사격장이 아닌 서울운동장에서 열렸다.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우스울 수 있는 일이지만 그만큼 대회를 잘 치러 보겠다는 절실하게 반영됐다.

당시 동서냉전의 국제적인 정세로 소련 등 동유럽 나라들은 대회에 불참했다. 하지만 68개국에서 1천500여 명의 선수단이 참가한 가운데 대회는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 이때 정권 실세였던 박종규 대한사격연맹 회장(청와대 경호실장)은 대회 기간을 전후해 한국에 온 국제 스포츠계 인사들로부터 "앞으로 한국은 올림픽도 개최할 수 있는 저력을 가졌다"는 찬사를 듣고 크게 고무됐다. 바로 박정희 대통령에게 올림픽 유치 구상을 밝히고 긍정적인 반응을 얻어냈다.



이는 아시아 지역의 국제종합경기 대회조차 개최해 본 적이 없는 한국이 올림픽 유치 꿈을 꾸는 계기가 됐다. 한국은 1970년 제6회 아시아경기대회를 유치했다가 재정 문제로 대회를 반납한 전력이 있다. 경제 수준이나 대회 개최 능력에서 세계 규모 대회를 여는 게 쉽지 않은 때였다. 물론 지금은 울산, 고양 등 지방 도시들도 종목별 세계선수권대회를 척척 치르고 있다.


올림픽을 열겠다던 다소 무모해 보이던 꿈은 1979년 10월 26일 박정희 대통령의 급작스런 죽음으로 일단 물 밑으로 가라앉았다. 그런데 당시 얼마나 야무지게 올림픽 유치 작업을 진행했는지는 다음과 같은 일련의 움직임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대한체육회는 1979년 3월 주무 부서인 문교부에 올림픽 유치 건의서를 제출했고 문교부는 주일본 대사관을 통해 1964년 도쿄 올림픽 관련 자료를 수집하는 등 기초 작업에 들어갔다. 문교부는 1979년 8월 제24회 하계 올림픽 유치 문제를 국민체육심의위원회에 상정했다. 심의위원회는 신현확 경제기획위원장을 위원장으로 7인 소위원회를 구성해 곧바로 첫 대책 회의를 가졌다.


7인 소위원회는 올림픽 개최는 국민 총화와 공산권 교류, 국제 사회에서 북한에 우위를 확보하기 위해 바람직스럽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내 1986년 제10회 아시아경기대회마저 올림픽 전초 대회 차원에서 유치하기로 방침을 세웠다. 그리고 1979년 10월 8일 정상천 서울특별시 시장은 박종규 대한체육회 회장, 김택수 IOC 위원, 정주영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 박충훈 무역협회 회장이 배석한 가운데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국내외 기자회견을 열고 1988년 제24회 하계 올림픽을 서울에 유치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제5공화국이 들어선 뒤인 1981년 9월 30일 서독 바덴바덴에서 열린 IOC 총회에서 후안 안토니오 사마란치 위원장이 '쎄울 52, 나고야 27'을 발표하던 장면은 30대 후반 이상의 국민이라면 누구나 기억할 것이다. 1980년 모스크바, 1984년 로스앤젤레스 두 대회 연속 '반쪽 올림픽'의 상처를 씻어낸 1988년 서울 올림픽은 한국에서 처음 열린 종목별 세계선수권대회에도 불구 싱그러운 싹을 틔웠다.


신명철 스포츠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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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길 기자 leeme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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