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성곤 기자]나경원 한나라당 서울시장 후보가 7일 예상치 못한 돌발악재를 만나 울상을 지었다.
캠프 대변인인 신지호 의원이 지난 6일 'D-20, 서울의 선택은'이라는 주제로 열린 MBC '100분토론'에 음주상태로 출연했기 때문. 방송 직후 인터넷 공간에서는 신 의원의 음주방송 의혹이 제기됐고 이는 사실로 확인되면서 누리꾼들의 질타와 비난이 쇄도하고 있다. 특히 신 의원의 음주방송 파문은 네이버 등 주요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1위를 차지할 정도로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민주당도 정치쟁점화에 나섰다. 이용섭 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에서 "자신을 뽑아준 도봉구민들과 1000만 서울시민들을 우습게 여긴 오만방자한 형태가 아니고서는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며 "신 대변인의 음주방송 논란이 사실이라면 도봉구민과 서울시민에게 석고대죄 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전날 재보선 불패신화를 기록한 '선거의 여왕'인 박근혜 전 대표가 공식적인 지원의사를 밝히자 환하게 웃었지만 하루 만에 다시 분위기가 급반전한 것이다.
나 후보는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나서면서 우여곡절이 적지 않았다.
한나라당의 유력 후보였지만 시장후보로 확정되기 전까지 '오세훈 전 서울시장의 아바타'라는 평가절하는 물론 '탤런트 정치인으로는 어렵다'며 비토론에 시달렸다. 또 여야 정치권 초미의 관심사였던 박근혜 전 대표의 선거지원 여부가 어떤 식으로 결론이 날지 몰라 마음을 졸여왔다.
하지만 외부영입 카드로 거론됐던 이석연 전 법제처장이 중도하차하면서 서울시장 후보로 확정된 것은 물론 박 전 대표까지 "힘을 보태겠다"며 공식적으로 선거지원을 천명하면서 한시름 놓았다.
이때문에 각종 여론조사에서 박원순 야권통합단일후보에게 5∼10% 격차도 뒤지는 지지율도 충분히 반전이 가능하다는 낙관론이 고개를 들었다. 대기업 후원금 논란 등 박 후보에 대한 검증공세가 본격화하고 박 전 대표가 본격 지원에 나서면 역전이 가능하다는 것.
하지만 나 후보는 크고작은 구설수에 오르며 점수를 까먹고 있다. 지난 2004년 자위대 창설 50주년 행사에 참석했던 사실이 뒤늦게 누리꾼들의 화제가 되면서 곤욕을 치렀고 최근에도 중증장애인 시설로 봉사활동을 갔다가 장애아동 알몸목욕 문제로 인권침해 시비에 시달리기도 했다.
자위대 행사 참석과 장애아동 알몸목욕 논란에 대한 비판적 여론이 여전한 상황에서 터진 신 의원의 음주방송 파문은 엎친데 덮친 격이다. 나 후보로서는 가랑비에 옷 젖는 상황이 올 수도 있는 것이다.
김성곤 기자 skzer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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