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컴백한 브라운아이드걸스와 카라는 이번 앨범이 특히 중요하다. 브라운아이드걸스는 메가히트곡인 ‘아브라카다브라’의 이후 첫 행보이고, 카라는 소속사와의 갈등을 매듭짓고 국내 첫 활동이기 때문이다. 브라운아이드걸스는 ‘아브라카다브라’와는 다른 길을 택했다. 멤버들 스스로 “보컬과 리얼 사운드가 싸워서 보컬이 이겨야만 하는” 노래인 ‘Sixth Sense’를 선보였고, 이를 웅장하고 드라마틱한 무대 구성으로 시각화했다. 카라는 색다른 변신보다는 현재의 카라를 보여줄 수 있는 ‘Step’이란 곡을 선보였다. 화려한 움직임보다는 카라가 다시 하나로 뭉쳐 앞으로 나아감을 강조하는 무대구성을 보여준다. 다른 걸그룹과는 차별화된 노선을 걷거나, 걸그룹으로서 다음 행보를 위해 한 걸음씩 나아가는 브라운아이드걸스와 카라의 무대를 탐구해보자.
브라운아이드걸스 ‘Sixth Sense’
브라운아이드걸스의 ‘Sixth Sense’는 4막의 뮤지컬 형식이다. 억압되는 것들로부터의 자유를 노래하는 가인과 제아는 뮤지컬 <시카고>를, 노래 후반부 미료의 랩은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을, 동물적인 나르샤의 움직임은 <캣츠>를 연상시킨다. 그만큼 개개인의 캐릭터를 확고하게 만들어 놓은 무대다. 쇼스타코비치의 교향곡 7번 레닌그라드에서 모티브를 얻은 ‘Sixth Sense’는 현악의 웅장함이 무대를 압도하는 만큼 웅장함을 뚫고 노래와 안무를 전달해야 한다. 기승전결을 가진 뮤지컬 구성은 4명의 멤버가 각자의 캐릭터를 갖고 웅장한 분위기의 노래에 걸맞는 무대를 보여주기에 어울리는 콘셉트다.
노래는 가인, 나르샤, 제아, 미료의 캐릭터를 소개하는 것으로부터 시작한다. 가인은 ‘Touch Touch’에서 절제된 동작과 표정을 보여주고, ‘Guilty Guilty’ 부분은 웨이브로 마무리하면서 강인함 속에 스며있는 여성스러움을 보여준다. 나르샤는 댄서들을 넘어가는 포즈로 와일드한 이미지를 극대화시킨다. 나르샤는 제아가 노래하는 파트에서 몸을 꼿꼿이 세우고 앉아있는 자세로 캐릭터의 긴장감을 유지하고, 제아는 움직임을 절제하며 무대에 대한 긴장감을 고조시키며, 후렴구에서 축적된 힘을 터뜨리는 역할을 한다. 반면 후렴구가 끝나고 ‘니 맘대로’부터 시작되는 제 2막에서는 무대 위의 캐릭터가 대조를 이루며 하나의 흐름을 만들어간다. 나르샤는 팔과 다리를 길게 뻗는 동작으로 크고 동적인 움직임을 만들어내고, 가인은 피아노를 치는 손동작과 표정만으로 정적인 모습을 만든다. 동작의 크고 작음으로 캐릭터의 대조를 만들어내 시각적으로 더욱 집중하게 만드는 셈이다. 그리고 ‘Sit Sit’과 ‘그렇지 그렇지’를 가인과 나르샤가 주고받는 부분은 마치 두 캐릭터가 무대에서 연기하는 듯 보인다. 각자의 캐릭터를 뚜렷하게 만들어 노래로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서서히 드러나게 만드는 것이다.
노래의 절정으로 가기 전인 3막에서는 폭발적인 마무리를 위해 흐름을 조절한다. ‘네 비밀을 숨긴’부분에서 가인과 나르샤는 환상 혹은 꿈속으로 이끄는 듯 한 템포 약해진 모습을 보인다. 그리고 2막에서 빠졌던 남자 댄서들이 다시 등장하며 미료의 랩에 임팩트를 더한다. 남자 댄서들은 첫 부분, 그리고 감정을 극한으로 몰고 가는 미료의 랩에서 힘을 싣는다. 이는 감정을 폭발시키는 제아-가인-나르샤로 이어지는 폭발적인 고음, 하이노트로의 연결을 매끄럽게 한다. 무대는 절정을 알리고, 모든 댄서들과 브라운아이드걸스 멤버들은 가장 역동적인 후렴구를 만든다. 막과 막 사이를 이어주는 연결고리 역할에 가까웠던 후렴구가 새로운 힘을 갖는 순간이다. 마지막 후렴구만이 다른 후렴구와 안무가 다르다는 점은 제 4막이 이 전과는 다른 의미를 갖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갈등의 해소를 보여주듯 가장 꽉 차있고 역동적으로 무대로 극을 마무리한다. 큰 스케일과 디테일한 느낌들이 살아있는 기승전결의 무대. 그야말로 완벽한 구성이다. ‘이걸 듣고 나면 너는 못 잊을 걸, 다른 음악들은 이제 boring일 걸’이 괜한 가사가 아니다.
Let's Dance!
‘Pop Pop’에서 손을 위로 둥글게 휘두르는 동작을 활용해 모기 및 파리 등의 벌레를 퇴치해 보자. 손을 위로 휘둘러 달려드는 벌레들을 쫓고, 혹시 채를 들었다면 손을 밑으로 떨어뜨리는 다음 동작을 활용해 벌레를 내려치면 된다. MBC <최고의 사랑>의 구애정이 머리 위에 있던 파리를 쫓으며 안무를 완성시켰던 것과 같은 원리.
Motion Capture!
- ‘Sit. Sit’ : 이 꽉 깨물고 어금니로 노래하는 건치연예인 가인
- 하이노트 : 제아-가인-나르샤로 이어지는 하이노트 토스, 오호츠크해 돌고래들이 교신하는 듯
- ‘Right Away’ : 고양이 소리 립싱크하는 나르샤. <캣츠>의 암컷 럼텀터거가 있다면 나르샤가 적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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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라 ‘STEP’
카라의 ‘STEP’은 가사 그대로 ‘다시 시작’하는 무대다. 소속사와의 분쟁을 마무리 지은 후 첫 국내 활동이기 때문. 지금 카라에게는 화려한 변신보다 팀의 건재함을 알리는 것이 더 중요하다. 그래서 ‘STEP'의 무대는 개인의 색깔보다는 다섯 명이 하나 됨을 강조한다. 1절은 특별히 안무 구도를 만들지 않고 일렬로 서서 노래한다. 이를 위해 스탠딩마이크가 활용됐다. 개인 파트임에도 불구하고 마이크를 일렬로 세워놓고 노래를 하면서 누구 하나를 부각하지 않는다. ‘슬픔아 안녕’ 부분에서 강지영은 손으로 눈물을 닦는 포즈를 취할 뿐 무대 앞으로 나오지 않는다. 선 자리에서 자신의 파트를 소화하면서 개인보다는 팀이 돋보이게끔 무대를 만든다. 그렇기 때문에 스탠딩 마이크가 극적인 퍼포먼스를 위해 사용한다기보다 다섯이 함께 노래를 하고, 춤을 춘다는데 의미를 둔다.
팀을 바탕으로한 무대 구성에는 곡 분위기에 따라 점차 분위기를 고조시키는 안무의 섬세함이 더해진다. 후렴구의 파워풀한 분위기가 돋보이기 위해 초반에는 비교적 작은 동작들로 시작한다. 개인파트가 시작되면 스탠딩마이크 앞에 일렬로 선 멤버들은 박자를 맞추며 가볍게 몸을 흔든다. 이후 니콜의 파트인 ’자신을 믿는거야‘ 부분부터 스텝이나 동작이 하나씩 추가되는 방식이다. ‘또 한 번 더 배웠어’에서 허리를 꺾는 안무를 보여주며 후렴구로 가기 전까지 호흡을 조절한다. 안무와 보컬의 템포가 점점 활기차지면서 ‘Step it up’에서는 군무로 파워풀한 모습을 보여준다. 또한 댄서들이 적절한 타이밍에 들어오고 나가면서 분위기를 점차 고조시킨다. 안무의 파워풀함을 더하고, 팀이 함께 하는 모습을 강조하기 위해 적절한 시기에 댄서들이 무대에 합류한다. 조금씩 속력을 내듯 2절의 후렴구에서는 여성 댄서들이 무대를 채워간다. 이후 ‘왜 섣불리 get louder’에서 남녀댄서들과 카라 멤버들이 하나가 돼 파워풀함을 극대화한다. 카라가 보여 준 무대 중 가장 통일감 있고, 꽉 찬 무대다.
‘Step’에서 주목해야할 또다른 부분은 파워풀한 안무 사이에 들어있는 카라 특유의 여성미다. ‘Step it up’에서 팔 동작과 스텝으로 파워풀한 군무를 만들고 ‘보란듯이’에서 손을 천천히 내리면서 여성스러운 라인을 만든다. ‘baby my bebe’에서 손바닥을 리듬에 맞춰 왼쪽 오른쪽으로 밀듯이 춤출 때는 동작에 힘을 실어 절도 있는 부드러움을 전달한다. 정박자로 떨어지는 안무는 강하게, 라인을 강조하는 안무는 약하도록 강도를 조절하는 것. 이로써 파워풀하지만 동시에 여성스러운 이미지를 전달한다. 강약을 조절하는 안무로 분위기가 고조됐을 때 골반을 둥글게 돌리는 포인트 동작을 넣어 무대에 대한 집중도를 높였다. 동선을 화려하게 바꾼다든지 화려한 안무는 아니지만, 카라가 다시 시작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한 중요한 ‘STEP’임에는 분명하다.
Let's Dance!
‘Baby my bebe’에서 두 손을 펴고 리듬에 맞춰 왼쪽 오른쪽으로 움직여주는 동작을 활용해 명절날 아기와 놀아주자. 아기를 손 그네 태워주듯 왼쪽 오른쪽으로 움직여 준다. 안전을 위해 팔목은 몸에 꼭 붙여주는 센스. 가사도 마침 ‘Baby my bebe’다.
Motion Capture!
- ‘또 한 번 더 배웠어’ : 누가 누가 더 많이 꺾나 림보 경연하는 카라
- ‘넘어지진 않을 거야’ : 난 이제 더 이상 소녀의 눈빛이 아닌 막내 지영의 반란
- ‘아우~!’ : 이것은 카라만의 하이노트
10 아시아 글. 박소정 기자 ninete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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