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정준영 기자]
'인간적으로 섭섭합니다. 그 정도 밖에 안되는 인간인지 몰랐습니다'
'그 정도 밖에 안되는 인간'이 누구인지가 도마에 올랐다. 이동관 청와대 언론특별보좌관이 4일 대검찰청에서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대검 국정감사 때 법사위 소속 박지원 전 민주당 원내대표에게 보낸 문자메시지 이야기다.
이날 국감에서 박 전 대표는 신상발언을 통해 "이 특보가 '인간적으로 섭섭합니다. 그 정도 밖에 안되는 인간인지 몰랐습니다'라고 문자 메시지를 보내왔다"며 "국회의원이 국감에서 정당한 의혹을 제기한데 대해 이런 일을 범하는 것은 유감으로 이명박 대통령은 당장 이 특보를 해임해 국회의 권위를 회복해달라"고 요구했다.
박 전 대표는 문자메시지를 받기 전인 이날 오전 국감 질의를 통해 "부산저축은행 정관계 로비의 핵심인 박태규(71ㆍ구속기소)씨가 구속된 김두우 전 청와대 홍보수석 외에 이 특보 등도 만났다"고 언급했다. 이 특보의 문자메시지는 박 전 대표의 발언 내용이 알려진 후에 수신됐다. 법사위는 사실관계를 확인하기 위해 일시 정회했으나 이 특보와 연락이 닿지 않아 15분만에 국감재개를 결정했다.
이에 대해 이 특보는 본인의 문자메시지 전송사실을 인정하며 "'(제가)그 정도 밖에 안되는 인간인지 몰랐습니다'에서 주어인 '제가'가 빠졌다"고 해명했다. 이 특보는 또 "박 전 대표와는 호형호제하는 사이"라며 "친분관계에 따른 실수"라고 덧붙였다.
해명을 접한 박 전 대표는 "'주어가 빠졌다'? BBK 주어경원에 이은 부산저축은행 주어동관이냐"며 실소한 후 "국회를 경시하는 이 특보의 해임을 촉구하고 당 차원에서도 문제제기하겠다"고 대응했다.
'주어가 빠졌다'는 해명은 지난 2007년 대선 과정에서 BBK설립을 부인하던 이명박 대통령이 'BBK를 만들었다'고 직접 발언한 동영상이 불거지자 당시 대선 캠프 대변인이던 나경원 한나라당 서울시장 후보가 "'내가'라는 주어가 없지 않느냐"고 해명하면서 유명세를 탄 바 있다.
정준영 기자 foxfu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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