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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월세 느는데 월세정보는 끊겼다

시계아이콘읽는 시간48초

전셋값이 치솟는 데다 물건마저 부족해 월세를 구할 수밖에 없는 사람들이 공급되던 월세 관련 정보가 끊겨 안타까워하고 있다. 월세이율과 임대차계약 구성비 등 월세 관련 통계를 내놓던 국민은행이 지난 6월부터 발표를 중단했기 때문이다. 월세이율은 전세를 월세로 돌릴 때 적용하는 이자율로 월 임대료가 적정한지 판단하는 기준이고, 임대차계약 구성비는 전체 주택임대 시장에서 전세ㆍ반전세ㆍ월세가 차지하는 비중으로 월세시장의 추세를 가늠할 수 있는 지표다. 주택임대 시장이 월세로 빠르게 전환되는 것과 달리 관련 통계는 되레 뒷걸음질하는 모습이다.


부동산거래 당사자와 부동산중개업소들이 많이 찾는 국민은행 부동산시세 사이트에 들어가면 매매와 전세 동향은 있는데 월세 동향이 없다. 은행 측은 월세가 빠른 속도로 늘어나며 관련 정보를 이용하는 고객과 언론이 많아졌으나 월세 조사대상 표본이 적어 대표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서비스를 중단했다고 설명했다. 표본을 늘려 서비스를 재개할 것인지에 대해선 밝히기를 꺼렸다.

물론 집을 구하러 다녀본 사람들은 국민은행에서 제공하는 부동산시세도 크게 신뢰할 수 없다고 말한다. 사이트에 공개된 시세표를 보고 찾아가거나 연락하면 더 부르는 경우가 많아서다. 그래도 시중은행이 주택담보대출을 할 때 기준으로 삼고 시세의 80~90%를 반영하며 전국 지점에서 모은 자료라 참고할 가치가 있다.


국민은행의 서비스 중단으로 월세 데이터를 볼 수 있는 곳은 국토해양부와 서울시, 한국감정원이 운영하는 사이트로 선택의 폭이 좁아졌다. 하지만 이들 자료는 대부분 수도권 아파트에 한정된다. 전입신고를 하지 않은 경우는 통계에 잡히지도 않는다. 아파트보다 보증금이 적은 단독ㆍ다가구주택 세입자 중 상당수가 전입신고를 하지 않아 서민주택의 월세 정보는 접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주택임대 시장 동향을 반영한 월세 통계는 세입자에게 필요한 정보일 뿐더러 주택정책을 수립하는 데도 필요한 기초 자료다. 나오던 통계 발표마저 멈춘 현실에서 제대로 된 주택정책을 기대하기 어렵다. 정부는 월세시대에 맞춰 신뢰성 있는 통계를 서둘러 구축해야 한다. 집 없는 서러움에 관련 정보조차 구할 수 없는 서러움을 배가해서는 곤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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