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등 서방으로부터 비자 발급 거부당해 .. 보스니아, 학생 비자 발급 여부 심사 중
[아시아경제 이진수 기자]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손자 김한솔(16) 군이 보스니아 남부 도시 모스타르의 국제학교에 등록했다고 로이터통신이 현지 일간지들을 인용해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김 군의 아버지는 김 위원장의 장남인 김정남(사진)이다. 현지 일간 베체른지 리스트에 따르면 김 군은 유나이티드 월드 칼리지(UWC) 모스타르 분교의 6학년 학생 72명 가운데 한 명이다.
베체른지 리스트는 김 군의 입학 사실이 다른 학생들의 부모에 의해 외부로 알려지게 됐다고 전했다. 이들 학부모는 세계에서 가장 고립된 정권의 최고 지도자 손자가 UWC 분교를 선택한 데 놀랐다. 핵실험과 미사일 시험 발사 등으로 국제사회로부터 제재 받고 있는 북한은 경제를 외부 원조에 의존하고 있다.
UWC 모스타르 분교 측은 언론 보도에 대해 확인도 부인도 하지 않은 채 '선정적 보도'라고만 말했다.
보스니아 외국인 사무청의 대변인은 "김 군이 베이징 주재 보스니아 대사관에서 학생 비자를 신청했다"고 확인한 뒤 "김 군의 신청은 통상적인 절차"라고 말했다.
이름 밝히기를 꺼린 보스니아 당국자들은 "미국과 몇몇 유럽 국가가 김 군에 대한 비자 발급을 거부한 뒤 그의 기록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보스니아 외국인 사무청 대변인은 "김 군이 UWC 모스타르 분교에 등록했다"며 "2000년대 후반 설립된 UWC 분교는 특권층 자녀들이 다니는 곳으로 인종갈등을 겪고 있는 보스니아에서 상호이해를 도모하기 위해 세워졌다"고 설명했다.
모스타르는 1992~1995년 보스니아 내전 당시 크로아티아인·무슬림·세르비아인들 사이에 무력 충돌이 일어났던 지역이다.
보스니아는 옛 유고슬라비아 연방의 일원이었다. 1970년대 옛 유고 연방 지도자 요시프 티토(1892~1980)는 김 군의 증조부인 김일성 주석과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었다. 1977년 티토가 북한을 방문했을 때 김 주석은 티토를 영웅 대접했을 정도다.
권좌에서 축출된 무아마르 카다피 전 리비아 국가원수도 모스타르와 인연이 있다. 당시 장교 신분이었던 카다피는 유고 정권이 군사 교류 프로그램 가운데 하나로 설립한 모스타르 군사아카데미에 유학한 바 있다.
이진수 기자 comm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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