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이종길 기자]전북 현대가 일부 홈팬들의 지나친 문구를 담은 플래카드에 대해 사과했다.
전북은 27일 전주 월드컵경기장에서 일본 세레소 오사카와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8강 2차전에서 6-1로 승리했다. 4강 진출 티켓을 가볍게 획득했지만 기쁨은 오래가지 않았다. 일부 홈팬들의 반인륜적인 응원 때문이다. 이날 경기장 북측 관중석 난관에는 ‘일본의 대지진을 축하합니다(日本の大地震をお祝います)’라는 문구가 적힌 플래카드가 걸렸다. 세레소 측의 강력한 항의로 종이는 곧 내려졌다. 하지만 일본 언론들은 다음날 사실을 일제히 보도했고 전북은 승리를 만끽하기도 전에 비난의 대상으로 전락했다.
일본 내 반응은 들끓을 수밖에 없다. 지난 8월 벨기에 주필러리그에서 이미 자국선수가 게르미날 서포터스로부터 비슷한 모욕을 당한 까닭이다. 리에르세와 경기에서 이들은 “가와시마, 후쿠시마”라고 외치며 상대 골키퍼 가와시마 에이지를 자극했다. 가와시마의 강력한 항의에 게르미날 구단은 바로 홈페이지를 통해 사과를 전달했다. 수습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구단 대표는 직접 가와시마를 만나 용서를 구했다. 구단 측이 동일본대지진 이재민을 돕기 위한 모금운동까지 펼치자 서포터스도 자신들의 과오를 인정하고 사과의 뜻을 밝혔다.
발 빠르게 대응에 나선 건 전북도 마찬가지. 28일 구단은 홈페이지에 “일부 팬들의 불미스러운 행동으로 인해 물의를 일으킨 점을 사과한다. 다시는 재발하지 않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사과문을 올렸다. 하지만 문제는 쉽게 해결되지 않을 전망이다. 세레소 측이 AFC에 공식 항의서를 제출해 징계를 받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번 사태와 관련해 전북 관계자는 “평소 서포터스 활동을 꾸준히 한 사람의 소행이 아닌 것으로 파악됐다”고 전했다.
스포츠투데이 이종길 기자 leemean@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