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태상준 기자] TV 코미디 프로그램 ‘울엄마’의 ‘김샘’이나 치렁치렁한 가발 차림으로 립싱크를 토해내던 ‘허리케인 블루’의 개그맨 김진수(42)는 이제 없다. 무대 위에서 춤·노래·연기까지 모두 소화해 내는 ‘토털 엔터테이너’ 김진수만이 존재한다. ‘너와 함께라면’에서 김진수가 맡은 코이소는 딸의 애인이 자기보다도 나이가 많은 70살 노인임을 알고 입에 거품을 무는 코믹하고 재미있는 캐릭터. TV 코미디 프로그램은 물론 연극·영화·뮤지컬 등 다양한 장르를 경험했던 김진수의 연륜 덕분에 그의 코이소는 한층 정이 가고 깊이가 느껴진다.
코미디언으로 이름을 알리긴 했지만 김진수의 근원은 연극 무대였다. 고등학교 때부터 연극반에서 연극 연출과 연기를 하기 시작했고, 대학에서도 줄곧 그의 관심은 연극뿐이었다. TV 코미디언도 어려운 집안 환경 때문에 ‘아르바이트’로 시작했던 일이었다. 이제 데뷔한 지 16년. 일정 부분 대중의 주요 관심 영역 바깥에 자리하고 있지만 김진수는 자신이 하고 싶은 제대로 된 연기를 할 수 있는 지금이 가장 행복하다. 코너 앞에는 항상 자신의 이름이 붙어야 한다고 고집 부렸고, 하루라도 일이 없으면 불안하고 초조해 하던 시절도 있었다. 김진수는 이제 그것이 얼마나 부질없는 일인지를 잘 안다.
태상준 기자 birdcage@
사진_이재문 기자 m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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