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과급 연초 지급방식 변경. 일회성 보상금 등 영향으로 실 수령액 줄어
[아시아경제 박성호 기자]삼성전자와 LG전자 직원들이 올 상반기에 받은 급여가 전년 동기대비 최고 20% 이상 떨어진 것으로 집계돼 그 배경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유는 각 사가 다르지만 물가상승률 이상의 임금인상에도 불구하고 급여수령액이 줄어들었고 특히 세계경기 불확실성 고조로 올해 전체 성과급 역시 전년대비 하락할 것이 확실시 되고 있어 벌써부터 직원들 얼굴에는 그늘이 드리워지고 있다.
26일 LG전자에 따르면 이 회사 직원의 올 상반기 평균 급여는 2700만원에 그쳤다. 이는 작년 동기의 3448만원 대비 21.7%나 급락한 수준이다. 이에 따라 총 직원수는 지난 1년동안 4000명 이상 늘었지만 인건비로 나간 총 금액은 1조800억원에서 9700억원대로 오히려 줄었다.
이같이 임금이 줄어든 가장 큰 이유는 작년에 받았던 성과급이 전무했기 때문이다. 작년에는 2009년 실적을 기반으로 평균 300% 가량의 성과급을 수령했는데 작년에는 실적부진으로 성과급이 지급되지 않았다.
또 올해부터는 연 2회 성과평과 및 성과급 지급 체제를 연 1회 연말 성과 평가 및 다음해 연초 지급방식으로 바뀌어 올해 전체 실적이 좋아야 내년 초에 인센티브를 기대해 볼 수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올해부터 철저히 개인별 연말 성과평가 자료에 근거해 전체 임금의 9%를 개별인원에게 배분하기 때문에 내년 초께나 성과급을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LG전자는 올해 도입한 STI제도를 통해 본사와 국가별 사업장 인센티브 제도를 단일체제로 통일시켰다.
작년에 최고의 실적을 거둔 삼성전자 직원들도 올 상반기 평균 임금이 전년동기에 받았던 3448만원대비 12.7% 떨어진 3310만원에 그쳤다. 작년 최고 실적에 따른 성과급을 올 상반기에 지급받았음에도 이 같이 급여가 줄어든 것은 작년에 지급된 일회성 보상비 때문이다.
삼성그룹은 작년 4월 리프레시(Refresh) 휴가를 폐지하는 대신 향후 4년치의 휴가기간을 산정해 현금으로 보상했다. 총 보상 금액은 8000억원으로 추정된다.
리프레시 휴가의 경우 연간 5일에서 12일까지며 입사 10년에서 15년차 사원의 경우 약 10일 정도로 이들이 받은 보상비가 급여에 포함됐기 때문에 작년 상반기 임금이 상당폭 올랐지만 올해는 반대급부로 그만큼 하락한 셈이다..
문제는 올 상반기 뿐 아니라 하반기 역시 전년대비 실적이 부진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연말성과급 등을 크게 기대할 수 없다는 데 있다.
LG전자의 한 직원은 "휴대전화담당인 MC사업부 적자폭이 줄어들고는 있지만 회사가 올해 큰 폭의 흑자를 낼 것으로 기대하지 못하는 만큼 연말 1회 평가 후 내년 초에 돌아올 인센티브를 크게 고대하는 분위기는 아니다"고 말했다.
업계의 다른 관계자도 "세계 IT와 가전수요 증가세가 지지부진하고 반도체와 LCD가격도 크게 하락하는 등 상황이 좋지 않아 삼성과 LG전자 직원들이 불필요한 가계지출을 줄이고 있다"고 전했다.
박성호 기자 vicman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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