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혜원 기자] "제가 타는 비행기는 뭔가요? 에이 삼백 어쩌고 요즘 홍보 많이 하던데, 저도 타볼 수 있습니까?"
"아~ 에이 삼팔공(A380) 말씀이십니까? 확인해 드리겠습니다(웃음)"
대한항공이 동북아 항공사 최초로 도입한 A380 항공기가 흥행 대박을 터뜨렸다. '하늘 위를 나는 호텔'이라는 수식어를 달고 있는 A380은 '꼭 한 번은 타보고 싶은 비행기'로 꼽힌다. 대한항공이 지난 6월17일 도쿄를 시작으로 홍콩, 뉴욕에 이어 26일 파리 노선에 A380을 띄우면서 특별한 경험을 누릴 기회는 많아졌다.
특히 장거리 노선을 이용하는 승객에겐 더 할 나위 없는 맞춤형 비행기다. 일단 좌석이 넓어 장시간 비행의 불편함을 덜어주는 데다 기내에 바(Bar) 라운지가 있고 면세품 전시 공간이 따로 마련돼 있어 볼거리와 즐길거리가 풍성하기 때문.
최근 들어 인기 노선은 뉴욕과 파리다. 인천~뉴욕 노선은 지난 1일부터 A380을 주 7회 매일 운항하고 있다. 첫 취항하던 날 탑승률은 97%에 달했는데 눈여겨 볼 점은 비즈니스석 탑승률이 95%에 이르렀다는 것. 대한항공이 내세우는 '고급화 전략'의 대표 주자로서 A80이 제 역할을 톡톡히 해 내고 있다는 분석이다. 뉴욕 취항 첫 2주 간의 비즈니스석 예약률은 평균적으로 90%를 웃돌았다.
대한항공 A80은 세계 최초로 2층 전체를 프레스티지 클래스 전용 층으로 구성해 비즈니스 전용기에 탄 듯한 특별한 느낌을 주는 게 특징이다. 180도로 완전히 누울 수 있는 명품 좌석이 94석 배치돼 있다.
이날부터 내달 29일까지 한 달 동안 주 3회(월ㆍ수ㆍ금요일) 투입하는 파리 노선은 예약률이 95%를 넘어섰다. 취항 첫 주의 비즈니스석 예약률은 80%를 상회해 뉴욕에 이어 장거리 노선의 효과를 이어갔다는 평가다.
A380에는 전문 바텐더 교육을 받은 승무원이 직접 칵테일을 서비스 하는 바 라운지가 '별미'다. 기내 뒷편엔 직접 보면서 고를 수 있는 기내 면세품 전시 공간이 설치돼 있다. 항공 여행 풍속도를 기존의 '단순한 이동 수단'에서 다양한 사람을 만나고 쇼핑을 즐길 수 있는 '사교의 장' 개념으로 바꾼 셈이다.
중ㆍ단거리 노선은 B737-900ER, B737-800 등 최근 도입한 차세대 항공기가 맡는다. 현대적인 스타일의 '보잉 스카이 인테리어'를 적용해 내부 벽과 창문을 새롭게 디자인하고 전 좌석에 주문형 오디오비디오시스템(AVOD)을 장착해 기내 환경이 한층 세련됐다. 이 항공기들은 지난 7월 말 프놈펜, 선전 노선을 시작으로 이달 초부터 씨엠립, 샤면, 시안 등 동남아와 중국 노선에 투입됐다.
친환경 항공기도 사들였다. 캐나다 항공기 제작사인 봄바디어와 지난 6월 동급 항공기 대비 연료 효율성이 20% 뛰어난 130~150석 규모의 CS300 항공기를 최대 30대 도입하겠다는 구매 의향서(LOI)를 맺은 상태다. 대한항공이 CS300 항공기를 띄우는 것도 아시아 최초다.
대한항공은 올해 A380 5대를 비롯해 B777-300ER 3대, A330-200 2대, B737-900ER 2대 등 사상 최대로 총 18대의 신규 항공기를 도입해 기재의 경쟁력과 첨단화에 힘쓴다는 방침이다. A380은 2014년까지 총 10대를 들여오며 2019년에는 항공기 운영 대수를 180대 이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김혜원 기자 kimhy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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