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단 브리핑: 한 소년이 있다. 누구에게도 피해를 주지 않고 피해입지 않으며, ‘보통’의 삶을 살고 싶은 소년의 이름은 스미다(소메타니 쇼타). 하지만 “네가 태어나는 바람에 이렇게 돼버렸다”며 폭력을 휘두르는 아버지와 그를 방치하다 결국 집을 나간 어머니는 스미다를 ‘보통’인 채로 내버려두지 않는다. 한 소녀가 있다. 아름답고 옳지만 공허한 말을 내뱉는 어른들과 달리 “평생 평범하게 두더지처럼 살고 싶다”고 말하는 스미다를 동경하는 소녀의 이름은 차자와(니카이도 후미). 비가 쏟아지던 어느 밤, 또 다시 폭력을 휘두르는 아버지와 마주한 스미다는 우발적인 행동을 하고 만다. 어른들은 병들고 아이들은 휘청거리는 시대에, “제대로 된 어른이 되기 위해” 스미다와 차자와가 감내해야 할 현실은 무엇일까.
관람 포인트: 세기의 개그만화 <이나중 탁구부>의 작가 후루야 미노루가 이전까지의 작품과 전혀 다른 색깔을 선보여 놀라게 한 동명의 원작 만화를 일본 영화계의 이단아, 소노 시온 감독이 영화로 만들었다. 웃음기 쫙 빼고 인간의 어두운 심연을 들여다 본 후루야 미노루의 세계관이 소노 시온의 거칠지만 강렬한 손길을 만나 독특한 성장 영화로 완성되었다. 제 68회 베니스 국제영화제에서 신인배우상에 해당하는 마르첼로 마스트로얀니 상을 공동 수상한 소메타니 쇼타와 니카이도 후미의 연기도 인상적이다.
폐허 속에 피는 꽃처럼 암울한 절망 속에서 발견하는 희망 지수 ★★★★
지난 3월의 동일본 대지진 이후 기존의 각본을 대폭 수정했다. 대참사가 일본인들의 정신세계에 미친 영향을 엿볼 수 있다. 오늘은 모든 것을 잃었지만 내일을 살아갈 아이들을 지키고자 하는 이들이 작은 희망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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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아시아 글. 김희주 기자 fifte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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