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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3주 예스24 종합 부문 추천도서 3

텍스트는 언제나 영상물의 훌륭한 ‘소스’가 돼왔다. 다양한 소설 혹은 실화들이 텍스트로 독자와 먼저 만난 뒤 연극, 뮤지컬, 드라마, 영화로 재탄생 해왔고, 이런 것들이 책보다 더 인기를 얻기도 했다.


2011년 가을, 충무로에는 또 한 번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가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현실의 가장 잔인한 이야기를 소설로 담은 공지영 작가의 <도가니>가 공유와 정유미 주연의 영화로 재탄생해 관객들에게 묵직한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또한 김윤석과 유아인 주연의 <완득이>도 개봉을 앞두고 숨을 고르고 있다. 뿐만 아니라 국내 영화 시장의 비주류라 할 수 있는 인도 영화임에도 관객들에게 높은 호응을 얻고 있는 <세 얼간이>도 원작 소설이 있는 영화다. 이 세 영화를 영상으로 만나보는 것도 좋겠지만, 미리 소설로 만나보고 영화와 비교해 보는 것도 즐거운 일이 되지 않을까. 각 영화의 원작 소설 3권을 소개한다.

1. 도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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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과 폭력 앞에서 분노하기는 쉽지만 그에 맞서 싸우고, 죽어가는 진실을 구해내는 일은 어렵다. 작가 공지영이 그 어려운 일을 해냈다. 광주의 모 장애인학교에서 자행된 성폭력 사건 실화를 다룬 이 소설은 귀먹은 세상이 차갑게 외면한 '진실'에 대한 이야기이자 거짓과 폭력의 도가니 속에서 한줄기 빛처럼 쏘아 올린 용기와 희망의 감동적 기록이다.


'강인호'는 아내의 주선으로 남쪽 도시 무진시(霧津市)에 있는 청각장애인학교 ‘자애학원’의 기간제교사 자리를 얻어 내려가게 된다. 한때 민주화운동의 메카였던 이 도시는 ‘무진’이라는 이름이 암시하듯 늘 지독한 안개에 뒤덮이는 곳이다. 첫날부터 마주친 짙은 안개에서, 그리고 청각장애를 가진 아이들과 교사들이 다수인 무섭도록 고요한 학교 분위기에서 그는 불길한 예감을 느낀다. 한 청각장애아(전영수)가 기차에 치여 죽는 사고가 나도 이를 쉬쉬하는 교장, 행정실장, 교사들, 그리고 무진경찰서 형사 사이에서 강인호는 모종의 동의가 작동하고 있음을 감지한다. 부임한 첫날부터 우연히 듣게 된 여자화장실의 비명소리를 신호탄으로 강인호는 점차 거대한 폭력의 실체를 알아가게 되는데...


실화를 바탕으로 한 성실한 취재와 진지한 문제의식, 공지영 작가 특유의 힘있는 필치와 감수성은 소설의 마지막 순간까지 손을 뗄 수 없게 한다. 약자 중에서도 약자인 장애아들의 편에 서서 거짓과 맞서 싸우는 보통 사람들의 분투와 고민이 뜨거운 감동을 안겨주는 작품. 다 읽고 난 뒤에는 우리가 살고 있는 21세기 우리사회의 극단적인 이면에 대해서 곰곰이 생각하지 않을 수 없게 된다. 작가는 우리사회에 잠재돼 있고 우리가 부끄러워하며 애써 외면하려는 거짓과 폭력의 실체를 적나라하게 파헤치고 진실을 똑바로 보게끔 만든다.


2. 완득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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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도 가난하고, 공부도 못하지만, 싸움만큼은 누구에게도 지지 않는다. 가진 것은 쥐뿔도 없지만 절대 기죽지 않는다. 단순 무식해서 더 사랑스러운 열일곱 소년, 완득이의 눈부신 성장기! 마해송문학상과 문학동네 어린이문학상, 창비청소년문학상 등 국내 유수 문학출판사들의 권위 있는 문학상을 휩쓸며 가장 주목 받는 신예작가로 떠오른 김려령의 아주 특별한 성장소설.


『완득이』는 주인공부터 조연에 이르기까지, 현실에서 튀어나온 듯한 개성 만점의 캐릭터들이 한데 모여 조화를 이루는 진풍경을 연출한다. 가진 건 타고난 두 주먹뿐인 뜨거운 청춘 도완득, 학생들을 살살 약 올리는 재미로 학교에 나오는 건 아닐까 의심스러운 담임선생 ‘똥주’, 부잣집 딸에다 전교 1, 2등을 다투는 모범생이지만 왠지 모르게 완득이에게서 눈길을 떼지 못하는 윤하 등 매력 만점의 주인공들이 등장한다. 여기에다 완득이가 교회에 갈 때마다 나타나 ‘자매님’을 찾는 정체불명의 핫산, 밤마다 “완득인지, 만득인지”를 찾느라 고래고래 소리치는 앞집 아저씨 등, 양념처럼 등장하여 호기심을 자극하는 주변 인물들의 조화도 더없이 절묘하다.


무엇보다도 『완득이』가 지닌 가장 강력한 무기는 한바탕 웃고 난 뒤 코끝을 찡하게 하는 감동이다. 난쟁이 아버지와 베트남에서 온 어머니, 어수룩하고 말까지 더듬는 가짜 삼촌으로 이루어진 완득이네는 냉정한 현실에서 결코 환영받지 못할 가족상이다. 그러나 완득이는 기죽고 좌절하기는커녕 남들이 지레 포기해버린 행복까지 단단히 그러쥔다. 정해진 길을 맹목적으로 따라가는 대신 세상과 온몸으로 부딪쳐 자신만의 길을 찾아가는 것이다. 온실의 화초는 절대 알지 못할 생활 감각과 인간미, 낙천성을 가진 완득이를 통해 독자는 ‘희망’이라는 흔한 단어의 진정한 의미를 되새길 수 있을 것이다.


3. 세 얼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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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 엘리트만이 모이는 인도 공과대학에서 벌어지는 비뚤어진 천재들의 유쾌한 반란! MIT, UC버클리에 이어 세계 공과대학 3위를 차지하는 인도 최고의 공과대학 IIT. 이곳 천재들의 목표는, 좋은 점수로 좋은 직장에 취직해 많은 돈을 벌고 사회적으로 성공하는 것. 이를 위해 현재의 삶은 기꺼이 희생해야 한다. 그곳에서 우리의 라이언, 알록, 하리는 스스로를 얼간이라 부르며 점수와 경쟁만을 강요하는 현실을 향해 시원한 어퍼컷을 날린다.


언제나 붙어 다니는 세 얼간이들은 지긋지긋한 수업, 과제, 퀴즈, 시험과 씨름하는 감옥 같은 대학 생활에 전복을 꾀한다. 하지만, 학과장 체리안의 방에서 시험 문제를 빼내오려는 위험천만한 잠입이 발각되면서 이들의 온갖 말썽도 끝을 맺게 된다. 그리고 졸업을 앞두고 퇴학을 간신히 면한 세 얼간이들의 고군분투가 이어진다.


진정한 꿈과 우정, 사랑, 미래를 찾아가는 세 얼간이들과 함께 진한 감동과 웃음에 빠져들기 바란다. 이 작품은 진로를 두고 갈팡질팡 고민하는 인생의 힘든 시련기를 유쾌하게 풀어낼 최고의 책이 될 것이다.




김현희 기자 faith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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