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혜원 기자] 레오 아포테커 휴렛팩커드(HP) 최고경영자(CEO)가 또 다시 퇴진 압력을 받고 있다.
아포테커 CEO가 물러날 경우 HP에 앞서 독일의 SAP 사장 시절 임기 1년을 채우지 못하고 사임한 전례가 있어 '단명 CEO'라는 불명예를 안게 될 전망이다.
22일 블룸버그 통신은 익명의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HP 이사회는 조만간 아포테커 CEO를 몰아내자는 데 공감대를 형성하고 관련 안건을 논의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시나리오대로 진행이 된다면 아포테커 CEO 후임으로는 전 이베이 대표이사 사장을 맡다 지난 1월 HP 이사가 된 멕 휘트먼이 직무 대행을 할 가능성이 높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아포테커 CEO가 안팎에서 퇴진 압력을 받는 데는 실적 부진과 리더십 부족 등이 주요 원인으로 거론된다. 사실 아포테커 CEO는 취임 후 6개월여부터 위기에 직면해 왔다. 당시 "HP가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으니 한 푼이라도 아껴 지출하고 고용도 최소화해야 할 것"이라는 내용의 내부 이메일이 유출되면서 주가가 곤두박질치는 등 곤욕을 치렀다.
제이슨 노리스 퍼커스웰만캐피탈메니지먼트(FWCM) 상무는 아포테커의 경영에 대해 "마치 어두운 방안에서 더듬거리며 불빛을 찾아 헤매는 것 같다"며 "그가 HP를 성공적으로 이끌고 있는지 신뢰할 수 없다"고 말해 리더십에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진 날, 뉴욕증권거래소에서 HP 주식은 전일 대비 21센트 떨어진 22.26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1년여 전 42달러 선에서 움직이던 HP 주가는 아포테커 CEO가 HP에 취임한 이래 반 토막이 났다.
김혜원 기자 kimhy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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