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대책 원론적 입장 재확인‥20일 뉴욕시장 엔·달러 환율 76.45기록 강세 유지
[아시아경제 김영식 기자] 역대 최고 수준의 엔화 강세가 계속되는 가운데 일본 정부는 엔고(高) 대책 기본 방안을 발표하고 기업 보조금 지원과 중소기업 대출 제도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20일 ‘엔고종합대책’ 중간보고를 통해 ▲시장안정 유지와 필요시 개입 ▲기업 지원을 통한 경쟁력 강화 ▲엔고의 긍정적 효과 극대화라는 세 가지의 기본 방침을 들었다.
이를 위해 첫째로 지금까지 강조했던 ‘외환시장에 과도한 변동성에 대해 필요할 경우 단호히 대응한다’는 원칙을 다시 확인하고, 일본은행(BOJ)이 “적절하고 과단성있는 금융·통화정책 운용을 해 줄 것을 기대한다”고 언급했다. 또 그리스 등 유로존 재정위기국들의 위기가 확산될 조짐을 보이는 현재 세계경제 상황을 감안해 일본 국채의 신뢰성 유지에도 만전을 기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 엔화 강세에 따른 일본 내 기업들의 생산기지 해외 이전과 산업공동화 현상에 대비하기 위해, 국내에 공장 건설을 계획중인 기업들에 주는 ‘입지보조금’을 크게 늘리고 2011년 세제개정안에 포함된 법인세를 인하하며, 친환경 산업기술 도입을 촉진하기 위한 ‘에코보조금’을 신설하는 방안 등을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또 엔고로 수출경쟁력이 약화된 기업들을 지원하기 위해 ‘국제전략종합특구’ 지정과 아시아 경제거점화 추진을 위한 법제정비 등을 실시하는 계획도 내놓았다.
그리고 엔화 강세의 긍정적인 면을 철저히 활용하기 위해 해외기업 인수합병(M&A) 촉진과 자원·에너지원 확보 등을 정부기금으로 지원하는 한편, 고용 확대와 중소기업의 자금조달을 위한 대출 확충 등의 방안도 포함됐다. 후루카와 모토히사(古川元久) 경제재정상은 “이번 중간방안은 엔고에 따른 산업계의 고통을 덜고 환율변동에 흔들리지 않는 튼튼한 경제구조를 만드는 방향에 중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시장의 반응은 전반적으로 지금까지의 원론적 입장을 재확인한 것으로 새로운 내용은 없다는 쪽이었고 외환시장도 큰 변동을 보이지 않았다. 엔·달러 환율은 20일 뉴욕외환시장에서 달러당 76.45엔을 기록했고 21일 오전 아시아 증시가 개장한 오전 9시55분 현재 더 떨어진 76.26엔을 기록하고 있다. 이는 8월19일 이후 최고 강세다.
르노·닛산자동차의 카를로스 곤 회장은 19일 엔화가 지금과 같은 기록적인 강세를 이어갈 경우 일본 자동차업계 역시 거시적 전략의 틀을 다시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엔고가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으나 앞으로 6개월 뒤에도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면 이는 전략의 재검토가 불가피하다는 말이 된다”고 강조했다.
최근 일본 정부가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는 엔·달러 환율이 76엔 밑으로 내려갈 경우 대형 제조업체의 15%가 영업이익의 20% 이상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고 답했다.
김영식 기자 gr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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