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달중 기자] 15일 발생한 초유의 정전대란 이면에는 전력과 무관한 비(非)전문가들이 한국전력, 한국전력거래소 등 전력산업에 주요 요직으로 임명됐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국회 지식경제위원회 소속 김진표 민주당 의원은 18일 지식경제부로부터 제출받은 한국전력 등 자회사 11곳의 기관장 및 감사 현황 자료를 분석한 결과, "대구ㆍ경북(TK), MB맨(이명박 대통령 측근), 고려대 출신으로 채워져 있다"고 밝혔다.
먼저 한전 상임이사진을 보면, 9명 가운데 5명이 TK 또는 한나라당 출신이다. 새로 선출된 김중겸 사장은 2009년 아랍에미리트(UAE) 원전 수주 당시 한전과 협력관계를 맺은 현대건설 사장 출신이다. 정치권에서 낙하산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한대수 상임이사는 한나라당 제2사무부총장을 지냈고, 나머지 이사들도 TKㆍ고려대 출신이다.
11개 자회사의 사정도 마찬가지다. 모두 22명 기관장 및 감사 가운데 17명이 현대계열사이거나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한나라당, TKㆍ고려대 출신이다.
전력거래소 김인성 감사는 한나라당 경기도의원, 남동발전 김선종 감사는 한나라당 경북도의회 부의장 출신이다. 남부발전 유형욱 감사는 한나라당 경기도의회 의장을 지냈고, 서부발전 감사는 충북도당 부위원장 출신이다.
이밖에 중부발전 서정식 감사는 14대 국회의원 출신이며, 한국수력원자력 신유룡 감사는 대통령취임준비위원회 자문위원을 지냈다. 한전KDN 전도봉 사장은 대통령취임준비위 자문위원 출신이며, 한전KPS 정용대 감사는 국회부의장 비서실장을 지냈다. 이 대통령 모교인 동지상고 출신도 동서발전과 한전KDN 이사로 임명됐다.
김 의원은 이에 대해 "정치권 출신은 감사로서 전문성이 떨어져 전력 공급 라인 책임자들에 대한 경영 감시가 사실상 불가능하다"면서 "9ㆍ15 정전대란은 이명박 정부의 '후진국형 낙하산 인사'가 근본 원인"이라고 말했다.
김달중 기자 d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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