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료절감 대책 일환으로 ‘공기 윤활기법’ 관심
공기를 분사해 띄워주면 바닷물 저항과 마찰 저하
스테나가 설계한 15만DWT급 석유제품 운반선 ‘이맥스 에어(E-MAX air)’ 개념도. 선체 아래에 공기가 발산(선체 중간 파란색 부분)돼 물과의 마찰을 줄임으로써 연료비를 줄일수 있다.
[아시아경제 채명석 기자] 5만원이면 승용차 연료탱크에 연료를 가득 채우고도 남았던 게 그리 오래전도 아니었던 것 같은 데, 지금은 절반도 못 사는 고유가 시대가 지속되고 있다.
이럴 때에는 이상하게도 연료가 더 빨리 소모된다는 걱정에 운전중에도 연료 게이지만 자꾸 쳐다보고, 가속 페달을 깊이 밟는 것 또한 쉽지 않다. 그러다보니 최근 승용차 신차 광고는 유난히 고연비를 강조한다.
대형 상선의 선단을 운영하는 선주들은 연비에 더욱 민감하다. 선박 운영을 위해 소모하는 기름의 양과 비용은 일반인의 상상을 초월하는 막대한 규모이기 때문이다.(2011년 5월 29일 [배 이야기] 하루 연료비가 ‘억원대?’···‘기름먹는 하마’ 참조)
더 이상 유가가 떨어지기만을 기대할 수 없을 정도로 연료비는 사업에 있어 위험요소중 변수가 아닌 상수가 됐다. 따라서 선주들은 최근 친환경 기술과 함께 연비 개선을 꾸준히 요구하고 있으며, 조선사들도 이러한 수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못할 경우 생존 자체가 어려워지는 시대가 됐다.
선주들이 선호하는 기술중 하나가 화물 적재 능력이나 선박의 크기 등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선체가 받는 저항을 줄여 연비를 높이는 ‘연료절감 장치(Energy Saving Device)’다. 그러나 이러한 장치로 줄일 수 있는 저항은 최대 5% 정도이고 이마저도 달성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선박 저항 요소 중 대부분은 마찰저항으로 배의 속도에 따라 40~60%까지 차지한다.(2011년 5월 21일자 [배 이야기] 배도 ‘저항’이 싫어요 참조)
현재까지 개발된 가장 뛰어난 선박 마찰저항 감소 기술은 공기를 이용한 선체 표면 윤활 기법이다. 선박은 바닷물을 가르고 나가기 때문에 선체에 부딪치는 물로부터 상당한 저항을 받게 된다. 따라서 선체 내에서 발산된 공기가 일정한 수준의 막을 만들어줌으로써, 다시 말해 배를 아주 미묘한 수준으로 띄우는 효과를 만들어주면 그만큼 저항을 덜 받아 추진력 손실을 줄일수 있다는 것이다.
‘공기 윤활(Air lubrication)’ 기법은 러시아, 유럽 등지에서 연안용 소형선박이나 페리선, 레저선박 등에 적용돼 그 효과가 입증되기도 했다. 최근에는 대형 선사인 스테나 벌크(STENA BULK)에서 1만5000DWT(재화중량톤수) 규모의 석유제품 운반선 ‘이맥스 에어(E-MAX air)’를 개발해 관심을 받고 있다.
공기 윤활 기법은 분사형태에 따라 ▲미소 기포(Micro Bubble(미소 기포)▲두터운 기포(Air Cavity)▲얇은 기포(Air Sheet)로 구분된다고 한다. ‘미소 기포’는 선박 주변을 흐르는 유체와 선체 사이에 미소 기포를 분사해 마찰을 감소시키는 기법으로 일본에서 활발히 연구돼 왔다.
‘두터운 기포’나 ‘얇은 기포’는 보다 큰 체적의 공기층이 윤활유 역할을 해 선체표면의 마찰을 줄이는 개념인데, 이멕스 에어와 같은 상선에 적용됐으며, 유럽 지역 선사와 조선사들이 상선에 적용하기 위해 활발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이미 오래 전부터 공기윤활기법 상용화를 추진해온 네덜란드 DK 그룹은 아프라막스(‘운임, 선가 등을 고려했을 때 최대의 이윤을 창출할 수 있는 가장 이상적이고 경제적인 사이즈'란 뜻으로 통상 9만5000t급 선박을 지칭하며, 8만~11만t 까지를 포함한다)급 유조선에 적용해 최대 18%까지 연료절감이 가능하다는 것을 모형시험으로 입증했다. 일반적으로 공기 윤활기법을 적용할 경우 마찰저항의 비중이 높은 유조선이나 벌크선 등은 평균 15%, 액화천연가스운반선(LNG선) 컨테이너선 등은 평균 7%의 연비개선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공기 윤활기법이 연료 절감효과가 탁월하다는 점인 인정되지만 이를 실제로 적용하기 위해풀어나가야 할 문제 또한 적지 않다.
기술적으로는 기존 선박 형태에 많은 수정을 해야 하고 시스템 설계도 새롭게 실시해야 한다. 또한 운항 도중 다양한 해상상태에서도 공기층을 고르고 안정되게 형성해주는 고도의 기술이 필요하다.
하지만 매일 같이 유가가 요동치며 상승하는 현재의 추세라면 공기를 분사하며 대양을 누비는 대형선박의 출현은 그리 먼 미래의 이야기라고 볼 수많은 없다.
<자료: 현대중공업·삼성중공업·대우조선해양·STX조선해양·성동조선해양·한진중공업>
채명석 기자 oricm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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