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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한나의 캐디편지] '잠들어버린' 캐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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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한나의 캐디편지] '잠들어버린' 캐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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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같은 시기를 골프장에서는 '시즌'이라고 합니다.


우리 캐디들은 "별 보고 출근해서 별 보고 퇴근한다"라는 말을 자주 하지요. 이 맘 때쯤의 피곤함은 어쩔 수가 없나 봅니다. 어느 날이었습니다.

캐디가 전반 9홀을 마친 후 잠깐 카트 충전을 하는 사이 캐디 라커에서 잠이 들어 버렸습니다. 얼마나 잤는지도 모르게 화들짝 놀라 밖으로 나가니 카트를 어떻게 찾으셨는지 충전중인 카트에 고객님 네 분이 조용히 앉아 계신 겁니다.


고객님께서는 아무렇지 않게 "언니 우리 좀 오래 쉬네"라고 말씀하십니다. 캐디는 별 다른 말씀이 없으신 고객님들을 보면서 "잠깐 잠들었었나 보다"는 생각에 서둘러 카트를 몰고 후반 코스로 이동했죠. 그렇게 몇 홀이 지나니 뒤 팀 캐디가 무전을 합니다.

"앞 팀 캐디님 누구시죠?" 평소 캐디의 번호가 정해져 있어 순번대로 근무를 하기 때문에 항상 앞 뒤 팀의 캐디가 바뀌지 않는데 갑자기 보이지 않던 캐디가 나타나자 어떤 상황인지 뒤 팀 캐디가 궁금했던 모양입니다.


무전을 받은 잠꾸러기 캐디는 그때서야 시계를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시간을 따져보니 라커에서 잠든 시간이 무려 40분이나 된 것이었습니다. 영문도 모른 채 40분이나 카트에 앉아 계셨을 고객님께 너무 죄송스러웠죠. 캐디는 조용히 개미 목소리로 여쭤봅니다. "고객님, 카트에서 뭐하셨어요?"


그러자 고객님께서는 "우리야 언니만 눈 빠지게 기다렸지." 차마 잤다는 말씀은 못 드리고 코스가 많이 밀렸다는 핑계로 얼버무리고 넘어갔지만 고객님께는 아무 의심 없이 "앞 팀이 바뀐 것 같네"하시며 남은 홀들을 마치고 돌아가셨습니다. 정말 죄송스럽던 기억, 그래서 그 사건 이후엔 잠깐의 여유 시간에도 라커에서는 절대로 눕지 않는다는 한 캐디의 이야기였습니다.




스카이72 캐디 goldhanna@hanmail.net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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