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신용위기·외국인 이탈·수익전망 먹구름
[아시아경제 천우진 기자] 은행 관련주들이 내우외환에 시달리며 약세장에서 특히나 더 취약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15일 오전에는 소폭 반등세를 보이고 있지만 지난 14일 은행주들은 코스피 낙폭을 크게 웃도는 하락세를 기록하며 주가가 연중 최저점으로 떨어졌다.
◆유럽 신용위기 고조= 그리스의 채무불이행 우려가 커지고 있는 와중에 무디스는 이날 프랑스 대형은행의 신용등급을 강등했다. 소시에테제너럴의 은행채와 예금에 대한 신용등급은 기존 'Aa2'에서 'Aa3'로 한 단계 내렸고 크레디 아그리콜에 대해서도 'Aa1'에서 'Aa2'로 하향조정했다.
프랑스 은행의 신용강등이 당장 국내은행 실적에 영향을 주지는 않겠지만 자금 유동성이 악화될 가능성은 높아졌다는 평가다. 최진석 우리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국내 은행들의 외화차입금 중 약 30%가 유럽계 자금이기 때문에 유럽지역 신용위기가 고조되면 자금회수 압박이 들어올 수 있어 유동성에 타격을 입을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외국인 이탈의 희생양= 황석규 교보증권 애널리스트는 “글로벌 은행섹터에 대한 불안감이 증폭되는 가운데 국내 은행업종은 수급적으로도 불리한 상황에 놓여 지수보다 더 큰폭의 하락세를 보였다”고 풀이했다. 금융업종에 대해 외국인이 693억원가량의 매도우위를 기록한 14일 기관 역시 8거래일연속 순매도를 유지해 수요와 공급의 균형을 잃은 상황.
현재 코스피 대형주의 외국인 보유비중이 금액기준으로 평균 34%인데 비해 은행업종의 외국인 비율은 50%를 웃돌고 있다.
특히 KB금융과 신한지주의 외국인 투자자 비중은 각각 63.30%, 61.74%로 절반을 넘어섰다. 정부가 대주주로 있어 공개물량이 상대적으로 적은 우리금융과 기업은행 역시 각각 22.04%, 14.22% 가량을 외국투자자들이 보유하고 있다.
◆불투명한 수익전망= 글로벌 금융위기에 대한 우려로 기준금리가 3개월째 동결된 것 역시 은행주 주가의 발목을 잡고 있는 상황이다. 금리인상이 늦춰질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2분기 2.65% 수준인 시중은행의 순이자마진(NIM) 전망치 역시 덩달아 낮춰지고 있는 것. NIM은 은행이 운용하고 있는 자산의 단위당 이익률을 의미하는 것으로 수익성을 가늠할 수 있는 지표다.
이창욱 토러스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부정적 변수들의 영향력이 더 커지고 있기 때문에 NIM이 1~2bp떨어질 것이라는 당초 예상과는 달리 3~5bp가량 하락이 불가피할것”이라고 판단했다.
예대율(대출금/예금액) 규제를 강화하려는 당국의 움직임 역시 은행업종에는 부담이다. 이 애널리스트는 “현재 업종평균인 98% 수준에서 추가로 예대비율을 낮추라는 정부의 지침이 전달된 것으로 알려졌다”며 “유럽의 재정위기와 규제 기조가 맞물려 은행업종의 투자매력이 높지않기 때문에 유럽의 유동성 이슈가 해결될 때까지는 보수적 대응이 필요한 시기”라고 전망했다.
천우진 기자 endorphin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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