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중공업이 인수계약을 체결하면서 코스닥 '우량기업'으로 주목받았던 신텍이 분식회계설에 휘말려 거래가 정지됐다. 400억원이 넘는 자금을 투입해 회사를 인수하려던 삼성중공업은 인수작업을 뒤로 미뤘고, 삼성중공업을 믿고 투자한 소액투자자들은 분식회계에 대한 거래소 판단만 바라보는 신세가 됐다.
6일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는 신텍에 분식회계설의 사실 여부와 구체적인 내용을 묻는 조회공시를 요구하고 거래를 정지시켰다. 답변은 7일 오후까지다. 신텍측은 회계인식에 따른 이견이 노출됐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어 당분간 거래정지는 지속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삼성중공업 인수를 호재로 인식, 투자에 나선 개인투자자들의 손실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거래정지 직전인 5일 신텍 종가는 1만9000원이었다. 이는 신텍이 삼성중공업에 피인수 재료로 급등하기 직전인 6월24일 종가 1만4100원보다 35% 가량 높은 가격이기 때문이다. 특히 신용으로 산 투자자들은 더욱 곤란하게 됐다. 전날 기준, 신텍의 신용잔고는 51만5469주나 된다. 100억원 가까운 주식이 빚으로 산 주식이란 얘기다.
지난 7월 신텍 지분 27%를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하면서 최대주주에 등극 예정이었던 삼성중공업도 셈법이 복잡해졌다. 분식회계설이 제기되면서 양사 간 주식양수도 일정에도 차질이 생길 가능성이 높아졌다. 당초 삼성중공업은 신텍 인수로 선박용 보일러와 해양플랜트용 압력용기 등 각종 의장품을 수직계열화해 공급받는다는 계획이었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분식회계설에 대한 조회공시 답변 내용과 사실여부를 지켜봐야 한다"면서 "현재까지는 공식적으로 입장을 밝히기 어렵다"고 선을 그었다. 분식회계설이 사실로 판명될 경우 딜 자체의 무효화 가능성에 대해서는 "극단적이고 이른 판단"이라면서 "내일 이후의 상황을 봐야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공교롭게 이날 신텍에 대한 리포트를 낸 증권사들도 입장이 난처하게 됐다. 이날 신텍에 대한 투자의견 '매수'와 목표주가 2만7000원을 제시한 미래에셋증권은 투자자들에게 '신텍 분석 보고서에 대한 안내'라는 이메일을 통해 "심려를 끼쳐 송구하다'는 내용의 사과문을 냈다.
분식회계가 사실로 드러날 경우 신텍의 감사를 맡았던 삼일회계법인에도 불똥이 튈 전망이다. 삼일회계법인은 신텍 반기보고서를 검토한 뒤 감사의견을 '적정'으로 평가했다. 분식이 사실로 밝혀지면 삼일 측에도 징계나 소송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을 전망하고 있다.
금융당국은 부실 감사 정황이 드러날 경우 해당 감사인에 대한 징계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신텍이 분식회계가 드러날 경우, 해당 감사를 맡았던 삼일 회계법인에 대한 감리를 통해 적절한 징계 처리에 나설 수 있다”고 밝혔다.
조치 수준은 감사인의 위반정도에 따라 과징금 부과, 손해배상 공동기금 적립, 감사업무제한 등 다양하다.
전필수 기자 phils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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