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원장-유통업계 CEO '유통분야 동반성장을 위한 최고경영자(CEO) 간담회'
공정위, 수수료 인하 압박 vs 유통업 '준비된 내용없다'
[아시아경제 이윤재 기자] “판매수수료를 대폭 인하하는 등 실질적인 협력방안에 대해 말씀이 있으시길 기대합니다.”
김동수 공정거래위원회 위원장이 6일 서울 명동 은행연합회회관 뱅커스클럽에서 열린 ‘유통분야 동반성장을 위한 최고경영자(CEO) 간담회’에서 인사말에서부터 유통업계를 압박했다.
![김동수 공정위원장 "판매수수료 내려라"](https://cphoto.asiae.co.kr/listimglink/1/201109061120551166885A_1.jpg)
이날 간담회는 국내 3대 백화점과 3대 대형마트, 5개 홈쇼핑 업체 대표들이 빠짐없이 참석한 가운데 오전 10시30분부터 간담회가 시작됐다. 간담회에 앞서 업계 대표들은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하면서 환담을 나눴다.
그러나 이도 잠시, 김 위원장이 자리에 들어서고 “수평적·수직적 양극화가 해소되지 않고서는 다가오는 글로벌 경쟁에서 뒤쳐질 가능성이 많다”며 “유통업계와 중소납품업체가 공생발전(共生發展)할 수 있는 새로운 길을 모색할 시점”이라고 인사말을 시작하면서 CEO들의 표정이 굳어졌다.
김 위원장은 인사말을 통해 “정부의 요구나 사회 분위기에 따라 어쩔 수 없이 협력하는 모습이 아니라 자율적으로 협력하는 모습을 보여달라”며 압박의 강도를 높였고, “중소납품업체를 대상으로 판매수수료를 대폭 인하하는 등 실질적인 협력방안에 대해 말씀이 있기를 기대한다”며 판매수수료 인하를 직접 주문했다.
간담회 좌석배치에서도 공정위의 수수료 인하 의지가 묻어났다. 1m 폭의 테이블을 사이에 두고 김 위원장 맞은편에 이철우 롯데백화점 대표와 최병렬 이마트 대표가 자리에 앉았다. 매출이 많은 업계 대표를 앞에 두고 실질적인 답을 얻어내겠다는 것.
하지만 공정위원장의 이 같은 압박이 진행중인 회의에서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는 예단할 수 없는 상황이다.
회의에 앞서 CEO들은 '준비한 내용이 없다', '회의를 들어봐야 내용을 알 수 있을 것'이라며 공정위의 수수료 압박에 대해 사실상 부정적인 의사를 내비췄다. 한 백화점 대표는 "압박으로 되는 일이 뭐 있겠어요"라며 공정위의 압박에 반대의 뜻을 전하기도 했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무작정 수수료를 낮춘다고 해결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라며 "판매금 50억원 미만의 중소 협력업체에 대해 수수료를 낮추도록 강제한다면 아예 그 업체들과 거래를 끊어버리면서 중소업체가 고사(枯死)하는 역기능이 나타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윤재 기자 gal-r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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