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비아 내전 당시 파괴·약탈된 석유시설 복구, 인근 매설된 지뢰 제거 우선돼야
[아시아경제 조윤미 기자] 리비아 석유 생산 정상화가 일러야 내년 말, 늦으면 2013년 초에나 가능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6일 리비아 국영석유업체인 NOC(National Oil Company) 회장의 말을 인용, 리비아 석유 생산 정상화는 리비아 내전으로 파괴되고 약탈당한 석유시설을 복구하고 인근 지역에 매설된 지뢰를 제거한 뒤인 내년 말 이후에나 가능하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누리 베뤼엔 NOC 회장은 "리비아 석유 생산 정상화에 대해 구체적으로 전망하긴 이르지만 2012년 말이나 2013년 초나 돼야 내전 이전인 일일 160만 배럴에 도달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리비아의 원유생산은 하루 5만 배럴 수준으로 추정되고 있다.
그는 "리비아 동부 지역의 일부 생산은 이번 달부터 재개할 것"이라면서 "초기 석유 생산은 일일 10만 배럴 단위가 아닌 1만 배럴 단위로 생산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석유컨설팅업체인 맥킨지우드 등의 석유전문가들은 리비아의 원유생산 정상화는 3년 정도 걸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리비아 반군을 지원한 나토의 폭격과 카다피 군의 저항 등으로 리비아 내 항구와 송유관 및 다른 인프라가 크게 손실을 입은데다 사막에 있는 생산기지는 차량과 컴퓨터 등을 약탈당했기 때문이다.
특히 동부 브레가 지역에 있는 송유관은 카다피군과 나토군의 폭격으로 심하게 훼손됐으며 서부 라스라누프 송유관도 심하게 훼손돼 석유공급이 중단됐다. 또 에스 사이더 인근 시설은 3개의 보관 탱크가 모두 불탔고 조종실은 완전히 파괴됐다.
그러나 브뤼엔 회장은 "리비아는 이라크처럼 석유 생산량 회복에 5년이나 걸리진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고급 저유황 경질유인 리비아산 원유가 내전으로 세계 석유시장에 나오지 못하자 비슷한 유종인 브렌트유 가격은 최근 2년간 배럴당 125달러까지 치솟았다. 브렌트유는 경기침체에 따른 수요 부족으로 현재 배럴당 112달러까지 내려갔다.
애널리스트들은 리비아산 원유 생산이 내전 이전 수준으로 회복되면 국제유가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NOC는 최근 이탈리아 국영에너지 업체인 에니, 프랑스의 토탈, 스페인의 레프솔YPF 등 외국계 석유 회사들과 만나 생산 재개를 종용했다.
브뤼엔 회장은 "외국 석유회사들은 안전이 보장되기 전에는 리비아 내 석유 생산 재개 의지를 갖고 있지 않다"면서 "민주 선거를 통해 새 정부가 건립될 때까지 외국계 회사들과 맺은 계약은 유지하고자 한다"며 생산 재개에 동참해줄 것을 촉구했다.
조윤미 기자 bongb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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