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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당 시절도 아니고…" 광양황길지구의 비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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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충훈 기자]"자유당 시절도 아니고.. 법원 판결까지 했는데 무슨 짓들인지"


한 조합원이 불만을 터뜨린다. 토지구획정리 사업이 진행중인 광양황길지구 얘기다. 전남 광양시 황길동 400번지의 약 88만㎡의 땅을 개발하는 이 사업은 13년째 지지부진한 상태다. 불법적인 조합장 선거를 통해 구성된 집행부가 온갖 파행을 일삼고 있기 때문이다. 흡사 과거 자유당 시절 불법세력이 각종 지역개발사업에서 이권을 빼았던 것과 닮은 꼴이다. 결론적으로 파행을 일삼던 집행부는 현재 법의 철퇴를 맞고 있다.

◇"봉인함이 사라졌다!"
올 1월 열린 황길지구 조합원들의 정기 총회에선 참석자 출석명부를 넣은 봉인함이 사라지는 사태가 일어났다. 출석명부는 총회에서 가장 중요하게 다뤄지는 것 중 하나이다. 이권에 따라 찬반표를 늘리기 위해 비조합원이 무단 참석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사회자가 총회가 열리기로 한 시간이 지체되자 정확한 인원집계를 뒤로 미룬 채 행사를 진행한 것이 화근이었다. 후에 조합원 2명과 비상대책위원회 인사 2명이 확인한 결과 이날 참석인원은 전체 조합원의 절반을 넘지 못해 의결 정족수에 못 미쳤다. 위임장을 받아 조합원 대신 참석한 인원까지 합해 489명으로 조합원 전체인원수 1011명의 절반을 넘지 못했던 것이다.

이같은 내용을 기록한 출석명부와 위임장, 인감증명서를 담아 봉인함에 넣었다. 봉인지에는 감사 등 조합 임원의 도장을 찍기까지 했다. 그러나 이튿날 봉인함을 선거관리위원회로 보내기 위해 호송경찰이 도착하기 전 황당한 일이 일어났다. 봉인함이 사라진 것이다.


사흘 뒤 전 조합장 K씨가 주도하던 비대위 관계자들은 자신들이 봉인함을 가지고 있다며 독단적으로 함을 열었다. 이들은 출석명부를 확인한 결과 총회에 612명이 참석해 의결 정족수인 과반수를 넘겼다고 광양시에 보고했다. 결국 K씨는 자신이 조합장에 선출됐다고 임의로 등기부에 등재하는 지경까지 이르렀다.


K씨의 횡포는 이뿐만이 아니었다. 사업설명을 위해 총회에 참석한 두 건설사 중 하나는 '무조건 안된다'며 설명 기회조차 주지 않은 것이다. 반면 K씨가 '밀어준' A 건설사는 총회 파행 두 달 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이른바 '총회꾼'을 동원해 험악한 분위기를 조성하고 위임장을 수정액을 사용해 위조하는 등 불법행위도 서슴지 않았다.


◇"황길지구의 새로운 시작 꿈꾼다"
조합원은 K씨의 잇단 막무가내식 행동에 분노했다. 조합원은 무법에 맞설 수 있는 건 법밖에 없다고 믿었다. 지난 3월 조합원들은 K씨와 그의 측근 14명이 포함된 집행부를 막아 달라며 광주지검 순천지원에 직무집행 가처분 신청을 접수했다.

"자유당 시절도 아니고…" 광양황길지구의 비극 현 집행부의 전횡을 막기 위해 지난 7월 23일 광양황길지구 지주연대 발대식이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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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씨는 사문서위조와 업무방해 , 허위사실 유포를 근거로 광양경찰서 강력범죄수사팀에 고발했다. 봉인함을 함부로 가져간 K씨 측근 비대위 인사도 고발조치됐다.


K씨라고 가만히 있을 리 없었다. 가처분 신청 소식을 듣자 일주일 만에 앞서 말한 A건설사와 시공사 선정계약을 맺은 것이다. 직무정지를 당하기 전에 빨리 사업을 진행하려 한 것이다.


이 건설사가 책정한 사업비는 1200억원으로 당초 예상했던 금액의 두 배를 넘었다. A사가 개발사업을 위해 만든 자회사는 땅주인들에게 배분할 환지를 4.7% 추가로 감보하기로 했다.


토지소유자가 개발과정에서 비용을 지불하는 대신 일정한 규모의 땅을 받는 것을 '환지'라 하는데 이를 4.7%나 더 줄였다는 뜻이다. 이로 인해 땅주인들은 300억원에 달하는 손해를 보게 된 것이다.


사업을 무리하게 강행하다보니 여기저기서 삐걱대는 소리도 들렸다. 농지를 다른 용도로 바꾸려는 사업자가 내야하는 '농지보전부담금'을 내지 않은 채 공사를 시작한 것이다. 이 때문에 광양시청은 현 집행부에 공사를 중지하라는 명령을 내린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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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지난 4월 순천지원이 집행부의 직무집행을 정지하라는 결정을 내렸다. 집행부 선출시 정족수가 안됐음을 인정해서다. 순천지원은 "재적 인원을 확인하고 정관규정에 따라 조합장과 임원을 새로 뽑으라"고 판결했다.


현재 지주 조합원들은 새로운 시작을 준비 중이다. 지난 7월엔 황길 지주연대를 결성하고 발대식을 가졌다. 선관위에 위탁해 새로운 조합장을 뽑고 사업내용도 투명하게 공개한다는 방침이다. 또 조합원들이 원하는 건설사를 선정해 다시 시작하는 게 그들의 희망사항이다.




박충훈 기자 parkjovi@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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