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성문 회장 자사주 매입
[아시아경제 정호창 기자]권성문 KTB투자증권 회장(사진)이 다시 한번 주가 방어의 구원투수로 등판했다. 지난달 증시가 급락하며 패닉장세에 빠지자 올들어 두번째로 대규모 자사주 매입에 나선 것인데, 주가 상승에 효과가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2일 증권업계와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권 회장은 지난달 KTB증권 주식 24만4000주(지분율 0.34%)를 장내매수해 지분율을 19.49%로 올렸다. 권 회장은 지난달 초 코스피지수가 6일 연속 급락해 370포인트 이상 빠진 직후인 10일부터 9차례에 걸쳐 총 7억원 어치를 매입했다.
권 회장은 이에 앞서 지난 5~6월에도 자사주 5억원 어치(15만1000주)를 사들였다. 당시는 KTB증권 주가가 자회사인 KTB자산운용이 저축은행 사태에 휘말린 여파로 약세를 보이던 때였다. 권 회장은 이 때 두달간 매일 자사주 5000주씩을 매입해 증권업계의 화제를 모았다. 이뿐이 아니다. 권 회장은 지난해에도 석달 가까이 연속적으로 자사주를 사들이며 주가의 버팀목 역할을 했다. 당시 권 회장의 투자금액은 215억원에 달한다.
주가가 많이 떨어지면 해당 기업의 오너나 최고경영진이 자사주 매입에 나서는 경우가 종종 있긴 하지만, 권 회장처럼 장기간에 걸쳐 연속적으로 자사주를 매입하는 경우는 흔치 않다. 때문에 증권업계에서는 권 회장이 시장에 본인의 메시지를 분명하게 전달하고 강조하기 위해 자사주 매입을 반복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KTB증권 주가가 저평가 상태라는 것과 회사 성장에 대한 자신감을 보다 확실히 전달하려는 의도된 행동이라는 분석이다.
회사 관계자의 설명도 이같은 분석과 일치한다. KTB증권 관계자는 "현재 회사 주가가 3000원에 불과해 액면가(5000원) 보다 많이 낮다"며 "권 회장이 오너로서 주가가 저평가 상태라는 확신을 갖고 있고, 주주가치 제고에 대한 의지가 커 계속 자사주를 매입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지금까지 권 회장의 자사주 매입은 대체로 KTB증권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5~7월 권 회장이 자사주를 매입할 당시 3000원대 중반에 머물렀던 KTB증권 주가는 이후 상승세를 타 연말엔 5000원대 중반까지 올랐다.
올해도 6월까지 3000원을 밑돌던 주가가 권 회장의 자사주 매입 후에는 3000원 후반대로 오르며 상승세를 탔었다. 하지만 8월 들며 갑작스런 급락장을 맞아 최근 다시 3000원 밑으로 미끄러졌고, 이에 다시 권 회장이 나선 것이다. 따라서 이번에도 다시 과거와 같은 '권 회장 효과'가 나타날 수 있을지 시장의 관심이 모이고 있다.
정호창 기자 hoch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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