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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감·지표 모두 적신호...경제, 이제부터 생존모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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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경호 기자, 박현준 기자]고물가와 고유가 속에서도 완만한 경기회복세가 기대됐던 한국경제에 경기침체의 경고등이 켜졌다. 우리 경제를 지탱해온 산업생산이 둔화될 조짐을 보이고 국내경기 회복을 이끌던 수출과 흑자전선에도 악재가 발생했다. 수출둔화는 설비투자위축과 고용사정악화로 이어지면서 성장률을 끌어내리는 악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정부는 이미 별다른 경기부양 조치없이 성장률 하락을 용인한다는 방침이어서 자산가격 하락과 가계부채 조정의 본격화가 이어지면 내수도 더욱 침체될 것으로 우려된다.


◆ 생산 수출 물가 등 지표 줄줄이 빨간불=7월 광공업생산과, 8월 소비자물가, 수출입동향은 하반기 경기침체 가능성에 대한 신호탄으로 볼 수 있다. 8월 소비자물가는 5.3% 급등하면서 3년 만에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8월까지 물가는 평균 4.5% 올라 연간 상승률은 정부의 전망치인 4.0%를 넘어설 전망이다.

집중호우에 따른 농산물 가격 폭등과 국제금값 급등이 컸고 집세 가운데 전세는 5.1% 올라 2003년 3월(5.3%) 이후 가장 높았다. 수요와 공급측면 모두에서 고물가 기조가 식지 않고 있다. 8월 무역수지는 8억달러의 흑자를 낸 것으로 잠정 집계됐지만 사실상 적자를 기록한 것이나 다름없다. 8월 30일까지만 해도 적자를 기록했지만 31일 하루 새 당국의 긴급 처방으로 간신히 흑자방어에 성공했다.


산업생산도 활력이 떨어졌다. 7월 광공업생산은 전월보다 0.4% 감소했는데 올해 들어 광공업 생산이 전달보다 감소한 것은 4월(-1.7%) 이후 석달 만이다. 전년 동월 대비로 보면 문제는 더욱 심각하다. 3.8% 증가에 그치면서 지난해 9월(2.9%) 이후 10개월 만에 증가폭이 가장 낮았다.

기업과 소비자가 향후 경기를 바라보는 지수도 낮아졌다. 8월 한국은행의 기업경기실사지수(BSI)에서 제조업의 업황BSI는 전월보다 11포인트 하락한 80으로 지난 2009년 6월(77) 이후 최저치다. 소비자심리지수(CSI)는 전월보다 3포인트 떨어진 99를 기록했다. 지난 3월 이후 5개월 만에 기준치(100)를 밑돌았다.


기업과 국민들이 경기를 어둡게 전망하면 소비와 투자가 줄어들 수 밖에 없다. 가계사정도 나빠져 7월말 현재 은행들의 가계대출 연체율은 2년4개월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부동산 경기 부진으로 집단대출 연체율이 상승한 것이 가계대출 연체율 상승의 주된 요인이 됐다.


◆수출더 빠지고 성장률도 둔화=국제 금융시장의 불안정이 반복되면서 선진국경제는 다시 침체(더블딥)국면에 빠질 가능성이 커 보인다. 선진국의 경기수축으로 국내경제도 하강국면으로 진입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2분기 GDP 성장률은 전년동기 대비 3.4% 증가하면서 1년 9개월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하였으며, 전기대비 성장률도 0.8%로 1/4분기(1.3%)보다 하락했다.


정부는 이미 6월에 이어 하반기 중 성장률을 하향조정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주요국에서 줄줄이 성장률을 낮추는 상황에서 우리만 고수할 수 없다는 판단이다. 특히 성장률을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경기부양을 해야 하는데 이는 물가를 밀어올릴 수 있다.


정부나 전문가들 모두 현재로서 별다른 대책은 없다고 시인하고 있다. 이태환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지금은 금리, 재정, 환율 어느 정책이든 사용하기 마땅찮다" 면서 "금리는 가계부채 때문에, 환율은 물가 때문에, 재정은 건전성 때문에 정책수단으로 적극 활용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김창배 한국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수출이 안 되는 상황에선, 허리띠 졸라매기(재정건전성 지키기)라도 해야한다"면서 "이번 경기침체는 2~3년은 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기획재정부 고위 관계자는 "성장률 전망치 하향은 경제성장 기대치를 낮춰 물가안정에 집중하겠단 뜻이다" 면서 "적어도 3개월, 길면 내년 초까지 지켜보면서 상황이 정리되길 기다렸다가 대응해도 늦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경호 기자 gungho@
박현준 기자 hjunpark@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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