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월 평균 60억으로 창춘시 대형마트 업계 1위
중국내 현지화 철저..최저가ㆍ창고형으로 승부
31일 창춘시에 뤼위안점 오픈한 롯데마트가 벤치마킹해야 할 것은
[창춘(중국)=아시아경제 이초희 기자] 30일 오후 5시, 중국 지린성에 위치한 창춘 시내의 월마트 매장.
롯데마트가 창춘시에 글로벌 200호점이자 중국 83호점인 뤼위안점 오픈을 하루 앞둔 이날, 창춘시내 할인점업계 1위를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는 월마트를 찾았다.
월마트는 글로벌 성장전략으로 '초대형 매장'과 '최저가'로 초점을 맞춰 성공을 거뒀지만 아시아에서는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것이 사실.
한국에서도 이미 5년전에 철수했고 중국 소비자들의 구매의 핵심포인트인 가격 전략에도 불구 크게 성공하지 못하고 있다.
반면 창춘시에서는월 매출이 한화로 평균 60억원에 이를 만큼 부동의 1위자리를 지키고 있다. 월마트가 창춘시에서 인기를 얻는 요인은 무엇일까.
중국의 유명 부동산개발업체인 만달그룹의 건물에 2~3층에 입점해 있는 월마트 매장은 로컬 마트라고 착각이 들 정도로 현지화에 많은 노력을 기울인 모습이 엿보였다.
우선 중국인들이 좋아한다는 빨간색 인테리어가 시선을 압도했다. 롯데마트 중국 현지 관계자는 "대부분의 해외 마트들은 중국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빨간색으로 인테리어를 한다"며 "중국내에서의 롯데마트 역시 매장이 온통 빨간색으로 꾸며져 있다"고 귀띔했다.
특이한 것은 출구와 입구가 한개씩으로 제한돼 있다는 것이었다. 3층으로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올라가 입구를 나와 마트에서 장을 본 뒤 2층 출구로 나오는 시스템이었다. 한국의 유통업체들이 에스컬레이터가 바로 연결돼 있는 것과는 달리 중국에서는 '강제동선'전략을 고수, 올라가는 방향과 내려가는 방향이 각기 떨어져 있었다.
매장 내에서 더 오랫동안 머물게 해 소비를 하게 하라는 중국내 특유의 판매 전략을 월마트가 접목시킨 결과였다.
또 에스컬레이터를 오르내리는 손잡이칸에 상품을 진열했고 에스컬레이터내 벽에 광고포스터가 빼곡히 채워져 있는 것이 눈에 띄었다.
이 관계자는 "이곳에 광고와 매대에 상품을 놓는 업체들이 마케팅비용등을 별도로 마트에 내야한다"며 "최근 한국에도 일부 마트들이 도입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가격을 가장 중시하는 중국인들에 맞게 비싼 명품과 수입상품보다는 중국내 상품이 단연 많았다. 한류의 인기에 맞춰 한국의 식품 매대도 갖춰져 있지만 찾는 이들은 극히 적었다.
특히 한국의 대형 마트들와 다른 점을 꼽는다면 먹거리코너. 외식을 좋아하는 중국인들의 특성에 맞춰 간단조리식품과 즉석먹거리 식품 매대가 확연히 넓었다. 저녁시간에 맞춰 간단식품을 사려는 주부들도 상당수였다.
매장 중간을 지나니 대형 문이 떡하니 자리를 잡고 있었다. 한국보다 소방규정이 까다로운 중국에서는 모든 대형 매장에 방화벽을 설치토록 돼 있었다.
한국의 마트들과 달리 간판도 거의 보이지 않았다. 외벽에 월마트 간판 1개를 제외하고는 매장내에서 조차 홍보성 간판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한국에서 최근 인기를 얻고 있는 배달서비스도 중국에는 자리잡기가 힘들다고 했다. 평균적으로 일주일에 한번 장을 보는 한국과 달리 이틀에 한번 꼴로 장을 보기 때문에 구매 물품이 극히 적다는 이유에서였다.
창춘(중국)=이초희 기자 cho77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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