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그룹, 현대차 상대 명예훼손 소송 취하
"정지이 전무 결혼식 앞두고 '가족 화합도모 차원'"
[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현대그룹이 내달 현정은 회장의 맏딸인 정지이 전무의 결혼식을 앞두고 현대자동차그룹에 제기한 명예훼손 민사소송을 취하키로 하는 등 범현대가(家) 화해무드 조성에 나섰다.
이에 따라 지난해 9월 현대차의 현대건설 인수 선언 후 고(故) 정주영 명예회장의 10주기조차 풀지 못했던 시아주버니-제수씨 간 해묵은 갈등이 봉합될 수 있을 것인지 재계 안팎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현대그룹은 30일 현대건설 매각 공개입찰 과정에서 현대자동차그룹을 상대로 제기했던 명예훼손 민사소송을 취하한다고 밝혔다.
이번 소송 취하는 내달 3일 정지이 현대유엔아이 전무의 결혼식을 앞두고 범현대가의 화합을 도모하기 위해 현대그룹이 일방적으로 결정하는 형식으로 이뤄졌다. 그러나 현대그룹은 소송 취하에도 불구하고 한국외환은행 등 채권단을 상대로 한 양해각서 부당해지 관련 민사 소송은 변함없이 진행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현대그룹 관계자는 "민사소송 취하는 현대차그룹으로부터 현대건설이 보유한 현대상선의 지분을 인수받는 것을 조건으로 한 협상결과는 아니다"라며 "가족의 화합과 상호발전을 위한 노력으로 이해해 달라"고 말했다. 앞서 현대그룹은 지난 6월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등을 상대로 법원에 낸 '명예 및 신용훼손행위금지 등 가처분 신청'을 돌연 취하하기도 했다.
이번 소송 취하에 따라 향후 정 전무의 결혼식을 계기로 양측 간 갈등이 씻어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팽배하다.
정 명예회장의 10주기까지만 해도 "현대차와의 화해는 현대상선 지분을 넘겨받는 것이 전제돼야한다"고 언급해온 현 회장이 맏딸의 결혼식을 앞두고 먼저 화해의 제안을 건넨 데 대해, 정몽구 회장도 자연스레 조카의 결혼식에 참석하며 화답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현대차그룹은 우선 현대상선을 상대로 제기한 무고 및 명예훼손 고소장을 취하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그룹은 작년 11월 현대그룹이 500억원 규모의 손해배상을 청구하자 이튿날 현대상선측을 무고 및 명예훼손 혐의로 맞고소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고소장을 아직 갖고 있다. 오늘 현대그룹에서 취하한 만큼 우리도 검토하게 될 것"이라며 "(정몽구 회장이) 조카인 정 전무의 결혼식에는 참석하지 않겠냐"고 전했다.
조슬기나 기자 seul@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