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G 이달 종료 후 LTE 서비스 시작, 클라우드에 집중 투자"
[아시아경제 명진규 기자]"40메가헤르츠(㎒) 대역폭의 주파수를 확보할 경우 초당 150메가비피에스(Mbps)의 속도를 낼 수 있지만 우리를 포함한 경쟁사 누구도 이런 서비스를 할 수 없게 돼 아쉽다."
이석채 KT 회장은 29일 오전 주파수 경매 입찰 포기를 선언한 직후 기자간담회를 갖고 이와 같이 말했다.
롱텀에볼루션(LTE) 서비스는 단방향에서 20㎒ 대역폭을 사용할 경우 최대 속도인 150Mbps를 사용할 수 있다. 하지만 단방향 10㎒에선 절반인 75Mbps로 속도가 줄어든다. 때문에 KT는 연속 대역 40㎒를 확보해 경쟁사 보다 2배 빠른 LTE 서비스를 계획해 왔지만 1.8기가헤르츠(㎓) 주파수를 SK텔레콤에 양보하며 이 같은 꿈은 좌절됐다.
이 회장은 "(1.8㎓ 주파수를) 입찰 포기한 이유는 더 많은 기회를 갖기 위해서"라며 "1.8㎓ 주파수의 가치는 1조5000억원에 달한다고 생각했지만 더이상 경매가 과열되는 것을 방지하고 클라우드를 비롯한 미래 신 사업에 투자를 하는편이 낫다고 판단됐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 회장은 "주파수에 모든 것을 투자할 필요가 있는가 하는 생각을 했다"면서 "LTE를 통한 초고속 서비스도 중요하지만 스마트 혁명을 통해 우리 사회가 더 많은 기회와 성장 가능성을 얻을 수 있다는 판단에 결단을 내렸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이달 안으로 2세대(2G) 통신 서비스를 종료하고 현재 2G 서비스에 사용중인 1.8㎓ 대역에서 LTE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이 회장은 "예정대로 2G 서비스를 이달 안으로 종료하고 LTE 서비스를 시작할 계획"이라며 "오는 11월부터 상용 서비스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끝으로 이 회장은 SKT가 주도해온 무제한데이터 요금제에 대한 효율적인 관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회장은 "이번 경매로 인해 2개 사업자가 끝없는 경쟁을 펼칠정도로 주파수의 가치가 높다는 것을 국민들이 알게 됐을 것"이라며 "유한한 자원인 주파수를 마음대로 사용하는 무제한요금제의 경우 수요 통제를 위한 효율적인 관리가 있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총 83라운드를 거쳐 1.8㎓ 주파수 가격이 9950억원에 낙찰된 이번 경매를 두고 "승자의 저주나 요금인하에 미치는 영향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1.8㎓ 주파수를 9950억원에 낙찰 받은 SKT가 "낙찰은 받았지만 비용은 부담스럽다"고 밝힌 것과 상반된다.
오남석 방통위 전파기획관은 "시장점유율과 경쟁사의 마케팅 전략 등을 감안할 때 1.8㎓ 주파수는 4450억원 이상의 가치가 있다"면서 "공급할 수 있는 주파수가 제한된 상황에서 경쟁하다 보니 다소 과열된 측면은 있지만 승자의 저주나 요금인하에 미치는 영향은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경매 방식에는 의문점이 든다. 방통위는 한번에 입찰을 하는 '밀봉 입찰'보다 매 시간 전략을 논의할 수 있는 '오름 입찰' 방식을 선택했다. 하지만 경매 라운드가 길어지면서 사업자의 부담도 눈덩이처럼 커지는 등의 문제가 있어 향후 문제점을 분석해 이를 보완할 계획이다.
명진규 기자 ae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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