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창환 기자] 산업계가 환경부에서 새롭게 도입 추진 중인 화학물질평가법(이하 화평법) 제정에 대해 속도조절을 요구하고 나섰다.
대한상공회의소, 중소기업중앙회 등 경제단체와 한국석유화학공업협회를 포함한 화학산업 관련 14개 단체는 '화평법에 대한 산업계 건의서'를 국무총리실 규제개혁위원회, 환경부, 지식경제부 등에 제출했다고 25일 밝혔다.
산업계는 건의서를 통해 "법률안이 국내 산업계의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 채 EU, 일본 등 선진국의 규제를 따라 급속히 추진되고 있다"며 "산업계 현실을 반영한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정부가 먼저 시범사업을 시행함과 동시에 화평법 도입을 전제로 검토된 영향평가 결과 등을 공개해 산업계와 논의해야 한다"며 "산업계의 국제경쟁력이 저하되지 않고 국제환경규제에 효율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제도를 만들어야 한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건의서는 "화평법 제정에 따라 산업계가 부담해야 할 비용이 상당하다"며 "지난 4월 산업연구원의 조사 결과 화학물질을 등록하는데 소요되는 비용이 간접비를 포함해 최소 2조7204억원에서 최대 13조1393억원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국가경제에 대한 파급효과는 2015년 기준으로 GDP가 최소 0.01%에서 최대 0.09%까지 감소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대한상공회의소 관계자는 "국내 화학산업은 GDP의 10% 이상을 차지하는 기반산업인 반면 화학산업 관련 기업의 98% 이상은 중소기업으로 국제 경쟁력이 취약할 뿐 아니라, 환경규제에 대한 대응능력이 부족한 것이 현실"이라며 "중소기업을 포함한 산업계 전반의 준비 및 대응역량 제고를 위해 법률안을 일부 수정하는 것은 물론 시행시기 역시 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화평법이란 국내에 유통되는 모든 화학물질에 대한 위해성 여부를 분석·평가해 그 결과를 정부에 보고·등록하도록 강제하는 법을 말한다. 만일 기업에서 사용하는 화학물질이 위해물질로 판정이 날 경우 기업은 해당 화학물질을 사용할 수 없으며, 대체물질 사용 등과 같은 대체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이창환 기자 goldfi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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