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충무로에서]減稅정부가 해야 할 일

시계아이콘01분 42초 소요

[충무로에서]減稅정부가 해야 할 일
AD

역사를 보면 시대를 막론하고 나라가 중병에 들기 시작할 무렵, 이를 미리 간파한 현학자들의 경고가 있었다. 조선시대 율곡 이이가 그중 한 명이다. 그는 임진왜란(1592)이 발생하기 20년 전 이미 조선의 경제를 걱정하며 선조에게 6가지 상소문을 올렸다. 의진시폐소(擬陳時弊疏)라 불리는 이 상소문에서 그는 서민층의 세금 부담을 완화하고 왕실 재정의 긴축과 부유층의 세 부담을 강화하는 '손상익하(損上益下)' 정책을 주장하였다. 요즘 말로 바꾸면 '친서민 정책'과 '부자 증세'로 요약할 수 있다.


그러나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권력 가진 자 중 세금 부담을 좋아하는 자가 없듯 선조나 집권세력이 율곡의 '10만 양병설'에 동의했을지라도 이를 감당할 만한 재원이 없어 포기했을 것이라 생각한다. 그 뒤 참혹한 임진왜란을 겪으면서 조선 왕실은 물론 서민들까지 말로 형언할 수 없는 고초를 겪게 된다.

이처럼 세금 제도가 잘못되면 정권 차원이 아니라 국가 존망에 커다란 영향을 준다는 것은 비단 조선의 사례뿐만은 아니다. 최근 레이건과 부시 정권의 감세 정책으로 부채가 증가되고 결국 국가 신용등급 하락이라는 치욕을 맛보고 있는 미국이 그 좋은 사례다.


이명박(MB)정부는 '감세 정책'과 '작은 정부 구현'을 내세워 집권했다. 사실 감세 정책은 나름대로 의미가 있다. 경제위기 때 '한시적'으로 기업이나 고소득층의 세금 부담을 줄여주면 이는 고용과 수요 창출로 이어져 국가 전체 경제가 활성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정책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국가재정 지출 감소가 전제되어야 한다. 그래야만 국가의 건전한 재정 상태가 유지될 수 있으며 경제 불황을 넘길 수 있는 기초체력을 다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MB정부의 감세 정책은 한시적이 아니라 임기 내내 시행된다는 점에서 문제가 심각하다. 경험칙상 감세 정책으로 성공한 사례는 극히 드물다. 만일 부유층이 감세 정책을 통해 줄어든 세금으로 은행 빚을 갚는다면 결국 국민의 세금으로 부유층 납세자의 은행 빚 갚는 데 도와주는 것과 무엇이 다른가. 한때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었고 부시의 감세 정책을 지지했던 앨런 그린스펀의 '감세정책 지지 철회'나 세계 최대 갑부 중 한 사람인 워런 버핏의 '부자증세 주장'을 보면 장기적인 감세 정책의 지속이야말로 국가 재정을 가장 위태롭게 하는 것이라 생각할 수 있다.


감세 정책이 성공하려면 작은 정부 구현 등 국가재정 지출을 감세한 금액만큼 확실하게 줄여야 한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 이게 가능한가. 미안하지만 북한 때문에 그럴 여건이 못 된다. 우리나라는 국방비 등 경직성 경비가 정부 지출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그나마 여분이 있는 것은 4대강 사업으로 다 가버렸다. 그러니 백령도나 연평도에 신형 무기를 배치하고자 해도 예산이 없어 쩔쩔매고 있는 것이다. 감세로 재원이 고갈되었기 때문이다.


정부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의 부채 비율을 들어 한국의 재정건전성에 부담이 없다고 하지만 우리나라의 조세부담률이 OECD 국가의 조세부담률보다 낮은 사실은 왜 애써 외면하는가. 이러다 보니 재정건정성 악화 속도가 OECD 회원국가 중 가장 빠른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MB정부가 감세 정책을 지속하려면 과감하게 정부 지출을 줄여야 한다. 그럴 자신이 없다면 감세 정책을 철회해야 한다. 지금처럼 감세도 하고 복지비용 등 정부 지출도 늘려 총선이나 대선에서 표를 얻으려는 것이라면 MB정부의 감세 정책은 두고두고 논쟁거리를 제공할 것이다. MB정권이 만든 국가부채가 결국 다음 정권 또는 후세대가 갚아야 될 몫으로 남기 때문이다. 율곡이 말한 '손상익하' 정책이 큰 울림으로 다가오는 때다.


안창남 강남대 세무학 교수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6.01.0914:18
    "손해 보고도 집못팔까" 걱정 덜어준다…지방 미분양 '환매보증' 첫도입
    "손해 보고도 집못팔까" 걱정 덜어준다…지방 미분양 '환매보증' 첫도입

    정부가 지방 미분양 해소를 위해 수분양자에게 일정 가격으로 되팔 권리를 보장하는 '주택환매 보증제(가칭)'를 처음 도입한다. 준공 후 미분양 1가구1주택 특례 가액기준을 6억원에서 7억원으로 상향하고, 인구감소지역 세제 특례와 기업구조조정 부동산투자회사(CR리츠) 지원도 연장한다. 공급 측면에서는 3기 신도시 1만8000가구를 포함해 올해 5만가구 착공에 나선다. 9일 관계부처 합동으로 발표한 '2026년 경제성장전략'에서

  • 26.01.0914:05
    디지털자산 제도화 본격화…스테이블코인·현물 ETF까지 제도권 편입
    디지털자산 제도화 본격화…스테이블코인·현물 ETF까지 제도권 편입

    정부가 스테이블코인 규율체계 마련을 포함한 디지털자산 제도화에 속도를 낸다. 디지털자산 기본법(가상자산 2단계 법안) 입법을 통해 발행·유통·거래 전반을 포괄하는 규제 틀을 마련한다. 또한 디지털자산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도입을 추진할 계획이다. 재정경제부·금융위원회를 비롯한 관계기관은 9일 오후 '2026 경제성장전략'을 통해 스테이블코인 규율체계 마련 등 디지털자산을 제도화하겠다고 밝혔다. 해당 법안은

  • 26.01.0914:00
    국장 장기투자 촉진 ISA 신설…국부펀드는 20조원 규모로 출범
    국장 장기투자 촉진 ISA 신설…국부펀드는 20조원 규모로 출범

    정부가 국내 장기 주식투자를 유도하기 위해 세제 혜택을 대폭 확대한 생산적 금융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를 출시한다. 투자 시 납입부터 배당까지 '더블 혜택'을 주는 국민성장펀드·기업성장집합투자기구(BDC) 펀드도 출시한다. 국내외 산업과 자산에 적극적으로 투자해 수익을 창출하는 '한국형 국부펀드'는 20조원 규모로 출범하기로 했다.9일 재정경제부는 이런 내용을 담은 '2026년 경제성장전략'을 발표했다. 정부는 60

  • 26.01.0914:00
    "국장 장기투자 촉진" 세제혜택 늘린 '생산적금융 ISA' 신설
    "국장 장기투자 촉진" 세제혜택 늘린 '생산적금융 ISA' 신설

    생산적 금융을 강조해온 이재명 정부가 국장 장기투자를 촉진하기 위한 '생산적 금융 개인종합투자계좌(ISA)'를 신설한다. 일정소득 이하의 청년을 대상으로 한 '청년형 ISA'는 물론, 비과세 200만원이 적용되는 기존 ISA 대비 세제혜택을 대폭 확대한 '국민성장ISA'도 선보일 예정이다. 재정경제부, 금융위원회를 비롯한 관계부처는 9일 오후 이러한 내용을 포함한 '2026년 경제성장전략'을 공개했다. 생산적 금융 기치 하에 첨단

  • 26.01.0914:00
    7월부터 24시간 외환시장 개방…MSCI선진지수 편입 박차
    7월부터 24시간 외환시장 개방…MSCI선진지수 편입 박차

    정부가 오는 7월부터 외환시장을 24시간 개방해 원화 국제화에 나선다. 역외 원화 결제 시스템을 구축하고 관련 규제를 정비함으로써 한국 증시의 숙원이자 이재명 대통령의 공약인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국지수' 편입에 박차를 가한다는 방침이다. 재정경제부·금융위원회를 비롯한 관계 기관은 9일 오후 '2026년 경제성장 전략'을 공개하면서 이러한 내용의 'MSCI 선진국지수 편입을 위한 외환·자본시장 종합

  • 26.01.1609:11
    윤희석 "한동훈 제명돼도 당 위한 활동 계속"
    윤희석 "한동훈 제명돼도 당 위한 활동 계속"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1월 15일)※ 기사 내용을 인용할 때는 반드시 '소종섭의 시사쇼'를 명기해 주시기 바랍니다. 소종섭 : 전화 인터뷰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윤희석 : 감사합니다. 소종섭 : 국민의힘 윤리위원회가 제명 처분을 할 것이라고 예상을 했나요? 윤희석 : 어느 정도는 예상했었죠

  • 26.01.1416:21
    이준석 "한동훈, 고수라면 창당이나 서울시장 무소속 출마 선언할 것"
    이준석 "한동훈, 고수라면 창당이나 서울시장 무소속 출마 선언할 것"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 출연 :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1월 14일) ※ 기사 내용을 인용할 때는 반드시 '소종섭의 시사쇼'를 명기해 주시기 바랍니다. 소종섭 :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소종섭의 시사쇼 시작하겠습니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와 함께 여러 가지 이슈 짚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잘 지내셨죠? 이준석 : 예, 그렇습니다. 소종

  • 26.01.1008:01
    "아내는 연상…원더우먼 같았다" 유산·가난 속에서 함께 버틴 박홍근 의원 '인생 최고의 반석' [배우자 열전]②
    "아내는 연상…원더우먼 같았다" 유산·가난 속에서 함께 버틴 박홍근 의원 '인생 최고의 반석' [배우자 열전]②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편집자주6·3 지방선거의 해가 열렸다. 여야 후보자들의 출마가 이어지고 있다. 후보자들이 누구인지, 어떤 정책을 내세우는지와 함께 배우자는 어떤 인물인가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소종섭의 시사쇼'는 출마(또는 출마 예상) 후보자 배우자에 대해 알아보는 '배우자 열전'을 시작한다. ①문혜정(정원오

  • 26.01.0808:49
    동갑내기 캠퍼스 커플…"예뻐보이더라" 정원오, 배우자 문혜정 첫 인상[배우자 열전]①
    동갑내기 캠퍼스 커플…"예뻐보이더라" 정원오, 배우자 문혜정 첫 인상[배우자 열전]①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편집자주6·3 지방선거의 해가 열렸다. 여야 후보자들의 출마가 이어지고 있다. 후보자들이 누구인지, 어떤 정책을 내세우는지와 함께 배우자는 어떤 인물인가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소종섭의 시사쇼'는 출마(또는 출마 예상) 후보자 배우자에 대해 알아보는 '배우자 열전'을 시작한다. ①문혜정(정원오

  • 26.01.0710:25
    장성철 "장동혁, 한동훈 제명 아니면 탈당 권고할 듯"
    장성철 "장동혁, 한동훈 제명 아니면 탈당 권고할 듯"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1월 5일) 소종섭 : 어서 오세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장성철 : 감사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소종섭 : 이 얘기부터 해보죠.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와 관련해서 폭언했다, 보좌진에게 갑질했다, 남편이 부동산 투기를 했다는 등 의혹이 쏟아집니다. 그런데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