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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산운용사 CEO 펀드침체 탈출작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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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서소정 기자]"헤지펀드 시대를 맞는 상황에서 전통적 펀드는 식상해졌습니다. 묘안을 찾고 있어요."


지난 5월 부임한 현대자산운용 이용재 사장의 집무실은 그야말로 야전 사령부다. 그의 사무실에는 사무용 책상과 소파가 없다. 불필요하게 공간만 차지한다는 이유에서다. 대신 커다란 회의용 탁자를 배치해 임직원들과 수시로 회의를 갖는다.

회의가 없을 땐 회의용 탁자 한켠에 서류를 가득 쌓아놓고 집무를 본다. 조직 쇄신도 단행했다. 전원 전문 계약직으로 전환하고, 성과 위주의 평가제도를 도입했다. 또 도시락 회의를 통해 임직원들의 아이디어를 수집하고 이를 적극 공유할 수 있도록 독려하고 있다. 이사급 이상이 참여하는 아이디어 회의는 장 마감 후인 4시에 시작해 오후 9시가 다 돼서야 끝이 난다. 시간절약을 위해 저녁 식사는 도시락으로 해결한다.


박래신 한국밸류자산운용 사장은 증시가 급락하면서 여름휴가를 반납했다. 지난 3월 부임한 박 사장은 증권맨 출신으로 운용사 경험은 처음인 터라 더욱 분주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다행히 급락장에 가치주 펀드가 선방하며 가슴을 쓸어내렸지만 올 상반기 차·화·정을 앞세운 대형주 펀드들이 잘 나갈 때만 해도 투자자로부터 항의를 듣기 일쑤였다. 박 사장은 "증시 급락은 트렌드와 타이밍 쏠림 현상이 심한 국내 투자문화에 대한 경고"라며 "가치투자라는 철학을 고수하며 수익률도 높일 수 있는 펀드를 내놓기 위해 고민중"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자산운용사 수장들의 고민이 깊어가고 있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펀드 환매 열풍 속에 자금 이탈을 막기 위한 운용사간 두뇌싸움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는 것. 운용사 CEO들은 최근의 시장 급등락 속에서 향후 생존 전략을 수립하는데 노심초사하고 있다.


펀드업계의 맏형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도 펀드 명가 재건을 위해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계속되는 펀드 환매 직격탄을 맞은 데다 인사이트펀드 손실로 투자자들의 불만이 높은 것. 그나마 미래에셋맵스자산운용이 최근 수탁고 8조원을 돌파하며 자존심을 살려줬다.


박 회장은 해외에서 돌파구를 찾는다는 복안이다. 최근 타이틀리스트를 비롯해 캐나다 자산운용사인 호라이즌베타프로를 인수한 미래에셋은 글로벌 인수합병(M&A)에 적극 나서고 있다.




서소정 기자 ss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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