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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포퓰리즘 구별 국민합의 모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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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현준 기자] 지난 7월 수 천명의 그리스 택시 기사들이 거리로 쏟아져 나왔다. 재정긴축을 발표한 그리스 정부가 그동안 유지해오던 택시기사 면허를 모두 폐지한다고 밝히자, 이에 대한 항의 시위였다. 블룸버그는 한 택시기사와의 인터뷰를 통해 "정부는 택시 면허소유자 전원에게 5만 유로(한화 7700만원)를 지급하라"는 시위대의 주장을 보도했다.


정부의 포퓰리즘 정책이 국민들을 어떻게 타락시키는 지를 여실히 보여준 사례다. 그리스가 구제금융을 신청하던 그 순간, 대부분의 그리스 국민들은 돈을 인출해 독일 등 안전지대에 송금하기 바빴다. 안전자산인 금에 대한 사재기도 벌어졌다. 외환위기 당시 금모으기를 실행했던 우리나라와는 너무도 대조적인 모습이었다. 정치권의 무분별한 포퓰리즘 공약, 국민들의 이에 대한 환상, 곧이은 실망, 그리고 재정파탄과 사회 폭동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의 전형은 그리스 뿐 아니라 최근 재정위기에 닥친 유럽 국가들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장면이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들은 "그리스 사례는 정부가 중심을 잡지 못하고 포퓰리즘 정책을 남발하면 재정이 거덜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며 "우리로서는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물론 그리스의 경우 단순한 복지 지출이 재정 파탄을 가져온 것은 아니다. 농업위주의 경제구조나, 섣부른 유로 가입 등도 재정 위기의 주요 원인이다. 따라서 유럽이나 미국의 사례를 빗대 '과도한 복지가 나라를 망칠 수 있다'는 이른바 '복지 망국론'은 오히려 경계해야 한다. 복지란 정치체제가 지향해야 할 궁극의 목표이기 때문이다.


문제는 정치권에서 나오고 있는 과도한 포퓰리즘 정책이다. 이를 적절히 억제하지 못할 경우 나라 재정이 거덜나게 돼 있다. 이명박 대통령이 8ㆍ15 경축사를 통해 "정치권의 경쟁적인 복지 포퓰리즘이 국가 부도사태를 낳은 국가들의 전철을 밟아선 안된다"고 지적한 것도 이에 대한 경계심이다.

우리나라의 상황은 유럽과 비교하면 아직은 양호한 편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올해 국가채무 전망치를 보면 GDP대비 33.3%로, 일본(212.7%)이나 미국(101.1%)에 비해 크게 낮은 수준이다. 그러나 삭감이 불가능한 경직성 복지예산이 늘어나면서 그 규모가 하루가 다르게 커지고 있다. GDP대비 부채규모는 2002년 18.6%에서 지난해 33.4%로 급증했다. 일본 재무관료들이 지난 7월 우리정부에게 "일본도 눈깜짝할 사이에 세출이 크게 증가했다"고 한국에 장래 재정에 대해 충고한 일도 있다.


조세연구원의 계산에 따르면, 현재 조세부담률과 4대 공적연금 및 각종 연금이 그대로 유지된다고 가정하에 국가채무는 2020년 963조5000억원, 2050년 9807조7000억원으로 늘어난다. 고령화로 의료비 지출이 늘어난다는 '현실적 가정'까지 덧붙이면 국가채무가 2020년 1065조3000억원, 2050년 1경2008조5000억원으로까지 폭증한다. 여기엔 실질적인 국가부채인 공기업 채무는 빠져있는 수치다.


복지정책과 포퓰리즘을 구별하는 지혜도 필요하다. 김성식 한나라당 정책위의장은 "우리나라의 재정건전성은 상대적으로 괜찮지만 복지수준은 OECD국가와 비교해 낮은 복지 후진국"이라며 "사회 통합을 위한 복지수준이 확충되지 않으면 지속성장은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재정건전성 확보를 위해 복지를 줄이는 것이 아니라, 복지 지출을 늘리기위해 재정건전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의미다.




박현준 기자 hjunpark@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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