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1주째 연속 상승, 전세시장 불안 더욱 가중될 전망
[아시아경제 진희정 기자] 아파트 전셋값 오름세가 가파르다. 올 들어 전국 아파트 전셋값 상승률이 11%를 돌파하면서 10년 만에 최고치를 갈아치울 태세다.
16일 KB국민은행에 따르면 8월 첫 주 전국 전셋값 상승률은 0.3%를 기록하며 올해에만 11.2% 올랐다. 이미 지난 한 해 상승률인 8.8%를 6월 돌파한데 이어 10%선마저도 훌쩍 넘어선 것이다. 또 이같은 상승세라면 지난 2001년(연간 상승률 19.5%) 이후 10년만의 최고 상승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하는 전문가들이 적지 않다.
지역에 따라서는 올 들어 이미 20% 이상 급등한 곳도 많다. 전셋값이 가장 많이 오른 지역은 경기도 화성시로 25.6%의 상승률을 나타냈다. 수원 영통(20%)과 광명시(18.8%)도 큰 폭으로 오르며 서울ㆍ수도권 전셋값 상승세를 견인했다. 지방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춘천시와 양산시, 창원 진해구, 목포시 등에서 전셋값이 올 들어 20% 이상 올랐다.
전국의 아파트 전셋값은 지난 1987년 22.7%로 시세 조사 이래 최고 상승률을 기록한 이후 1989년 20.7%, 1999년 21.8%를 나타냈다. 8월 첫째 주까지의 상승률로만 역대 4번째 기록을 차지한 것이다.
전셋값 상승세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수요에 비해 공급이 부족해서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1~7월 아파트 입주물량은 11만1000여 가구로 지난해의 3분의 2 수준(34.2% 감소)에 그쳤다. 2000년 이후 1~7월 평균 입주물량과 비교해도 27.1%나 줄어든 수치다. 반면 매매시장 침체와 보금자리주택 공급 등으로 전세로 눌러앉으려는 수요는 늘고 있다. 최근 미국발 금융 쇼크로 전세 대기 수요는 더욱 증가할 기세다. 더욱이 올 하반기 서울의 재개발ㆍ재건축 사업으로 1만6000여 가구가 이주할 예정이어서 전세시장 불안은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전세시장 안정을 위해서는 전세 공급을 늘려야 하지만 단기적 해법이 될 수 없다"며 "재개발ㆍ재건축 이주 수요 분산과 저리 전세자금 지원, 전세 수요를 매매시장으로 유입하기 위한 활성화 대책 등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진희정 기자 hj_j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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