끊임없는 새로운 시작. 제 7회 제천국제음악영화제(이하 JIMFF) ‘원 썸머 나잇’에 출연하는 강산에는 이 한 마디로 요약할 수 있다. 단순히 올해 4월 흥미로운 작업물인 EP < KISS >를 발매하고, 꾸준히 홍대에서 활동하기 때문만은 아니다. 우리가 알던 90년대의 ‘그’ 강산에에 얽매이지 않는 태도 때문이다. “어차피 홍대 주변 클럽에 오는 친구들은 20대라 제 음악에 대해 잘 몰라요. 그냥 지금 제 음악에 반응하지 ‘그 때 그 강산에’와 비교하지 않는 것 같아요. 또 내가 그걸 바라고요.” 사실 90년대에 날선 목소리로 ‘삐딱하게’를 부르던 그와 “이렇게 보면... 내가 뭐 마초 같아요?”라며 씨익 웃는 그 사이에서 연관성을 찾기란 쉽지 않다. “그 땐 내가 학교에서 배우던 사회가 아니라는 것을 보고 반항했던 거 같아요. 그러다 나는 왜 물처럼 흐르지 못하고 물에 뜬 기름처럼 구는가, 라는 화두가 생기더라고요. 그러면서 외국으로 떠난 거죠.”
스스로는 그 고민 때문에 “현실 감각이 개판”인 시기를 보냈노라 말하지만 그런 시간이 흐르면서 “이것도 시도하고 저것도 시도하며 새로운 곡을 만들고 싶은, 창작에의 동기부여”가 된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누적되고 변화하는 것과는 다르다. ‘밴드 강산에’ 멤버들의 말을 빌리자면 그는 “쌓아놓는 게 없다. 관심 있는 걸 섭취하다가 어느 순간 공기 중에 날려 보내는 타입”이다. 자신이 가진 것이 아까워서 놓지 못하거나 집착할 때 뮤지션의 커리어는 누적될지언정 창작의 본질인 새로움은 잃어버린다. 10년여를 함께 한 밴드 멤버들이 “아직도 형을 잘 모르겠다”라 말하는 건, 어떤 면에서는 최고의 찬사라고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JIMFF 공연 이후 대안공간에서 미디어 아티스트들과의 협업을 준비하고, 정기적으로 ‘합니다’(가제)라는 공연 브랜드를 통해 자신이 좋아하는 뮤지션과의 공연을 이어가겠노라는 계획은 내 노래, 내 공연이라는 것에 얽매이지 않는 그의 태도를 보여준다. 그래서 현재의 강산에는 새롭게 솟아오르는 물줄기와도 같다. 그 ‘알 수 없는’ 속에서 솟아나는.
10 아시아 글. 위근우 기자 eight@
10 아시아 사진. 이진혁 eleven@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