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국가재정 대한민국은 안전한가 <1>건전하다지만 안심할 수 없다

시계아이콘읽는 시간1분 24초

반값등록금·무상급식 등 정치권 재정 수요 급증
MB "내년 예산편성기조 전면 재검토하라" 지시


#. 10일 오후 2시 정부과천청사. 이명박 대통령이 예고도 없이 경제·금융당국 수장들을 긴급히 불러모았다. 휴가중이던 김황식 국무총리를 비롯해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 김석동 금융위원장, 권혁세 금융감독원장, 임채민 국무총리 실장 등 핵심 당국자들이 모두 참석했다. 과천청사 7층 대회의실에서는 무거운 침묵이 흘렀다. 이 대통령은 당국자들에게 "지금의 위기는 미국과 유럽의 소위 말해서 재정건전성의 위기, 그것 때문에 발생한 것 아니냐"고 물었고, 박재완 장관은 "말씀하신 대로 재정의 위기라고 볼 수 있다. 재정 위기의 본질은 정부의 리더십, 정부에 대한 신뢰의 위기라고 볼 수 있다"고 답했다. 이에 이 대통령은 "현재의 금융불안은 곧 글로벌 재정위기"라며 "이런 점들을 감안해 내년 예산편성 기조를 전면 재검토하라"고 지시했다.

국가재정 대한민국은 안전한가 <1>건전하다지만 안심할 수 없다
AD


[아시아경제 김진우 기자]미국의 신용등급 강등에 이은 국제금융시장의 대혼란은 따지고 보면 재정의 위기다. 이 대통령이 언급했듯, 미국의 국가 리더십에 대한 우려가 있지만 그 근원엔 미국 재정에 대한 불안감이 도사리고 있다. 그간 세계경제를 떠받쳐 왔던 미국 경제의 리더십에 대한 의구심으로 번지면서 전 세계 금융시장은 요동쳤다.

그렇다면 유럽을 휩쓸고 미국까지 상륙한 재정위기에 한국은 안전한가. 한국 정부는 2008년 9월 리먼브라더스 사태로 불거진 국제금융위기를 가장 모범적으로 극복한 국가로 평가받는다. 그 원동력은 바로 튼튼한 국가 재정이었다.


우리 정부는 경기부양을 위해 막대한 재정을 투입하면서 수요를 창출, 위기를 조기에 극복할 수 있었다. 하지만 2009년 경기부양을 위해 사상 최대인 28조4000억원의 추가경정예산이 편성되면서 재정적자가 43조2000억원으로 확대됐다. 그 해 국내총생산(GDP) 대비 재정적자 비율은 4.1%로, 국제통화기금(IMF)의 구제금융을 받았던 1998년 외환위기 5.1% 이후 가장 높았다. 2010년에는 GDP가 당초 예상보다 크게 늘어나 재정적자 비율이 1.1%로 낮아졌지만 아직 안심할 수 있는 단계는 아니라는 평가다.

국가재정 대한민국은 안전한가 <1>건전하다지만 안심할 수 없다


문제는 재정지출 수요는 꾸준히 늘어나는데 비해 재정수입은 한정적이라는 것이다. 일자리 문제, 고령화 등 국가의 잠재성장률을 깎아먹는 요인을 극복하고, 글로벌 금융위기를 벗어나려면 막대한 재정이 필요하지만, 최근 반값등록금·무상급식 등 정치권의 무리한 요구로 재정수요가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정부는 불요불급한 예산을 줄이고, 미래를 내다보는 나라살림살이를 운영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신민영 LG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아직까지 우리의 국가부채, 재정적자 규모는 높은 편은 아니지만 문제는 앞으로"라면서 "정치권의 무리한 요구에 선을 긋고, 예산이 얼마나 효율적으로 집행되는지 사전사후 점검체계를 더 강화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 정부는 2013~14년 균형재정을 달성하고 국가채무를 GDP 대비 30%대 중반으로 유지하는 등 장기재정운용계획을 철저히 이행한다는 계획이다. 포퓰리즘적인 소모성 재정지출을 막고, 지속가능한 성장을 유지할 수 있도록 일자리 투자를 늘리는 등 재정을 운용한다는 목표다. 그러나 당장 내년도 총선과 대선이 있는 상황에서 내년도 예산에서 이같은 포퓰리즘 성격의 지출을 얼마나 억제할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대통령이 "예산안을 전면 재검토하라"는 지시를 내린 배경도 크게 다르지 않다.


구본진 재정부 재정업무관리관(차관보)은 "현재 세입과 세출 목표를 굉장히 빡빡하게 잡아 예산안을 단기적으로 줄이거나 늘릴 수는 없을 것"이라며 "일자리 창출 등 지속가능한 성장에 대한 투자는 줄일 수 없기 때문에 쓸 땐 쓰되 불요불급한 예산을 줄여서 재정건전성을 유지하겠다"고 말했다.




김진우 기자 bongo79@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