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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싸서 못산 우량주, 절호의 쇼핑찬스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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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드메이커]"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필자가 투자를 하는 가장 큰 이유는 무엇보다 필자의 투자판단력이 다른 투자자의 그것보다 올바르다는 사실을 시장에서 검증해 보고 싶기 때문이다. 필자에게 투자란 '지적인 모험'이다."


제도권의 전문가도 아니면서 또한 전업투자가도 아닌 개인투자자가 '가치투자의 시대가 온다'라는 책을 쓰면서 서문 맨 앞머리에서 고백한 글이다.

흔히 주식투자의 목적을 "돈을 벌기 위해서 또는 점잖게 말해서 경제적 자유를 위해서"라고 하는데, 이 책의 저자는 지적 만족감을 목적으로 하다니 놀랍기도 하고 심지어 사치스럽기까지 한 수준이다.


하지만 이 책이 이미 저자의 세번째 주식투자서란 점을 감안한다면 적어도 취미 수준을 훨씬 뛰어넘는 내공을 지녔음을 알아 차리기가 어렵지 않다.


게다가 책 속에서 5000여권의 도서를 소장한고 있다고 밝히고 있듯이, 이 책 곳곳에서 주식투자 뿐만 아니라 인문학적 향기를 짙게 맡을 수 있어서 이 책을 읽는 내내 맛있는 차를 음미하는 듯한 재미를 맛볼 수 있었다.


필자는 훌륭한 국내 저자를 발견하면 가능하면 만나보고 싶고, 또 가급적이면 직접 특강도 들어보려고 하는데, 이 책의 경우 다행스럽게 출판사를 통해 저자와 연락이 닿았다.


필자가 참여하는 독서클럽 ‘밸류리더스’에서 특강을 해주길 요청하니 흔쾌히 승락하여 귀한 자리를 마련하게 됐다.


그래서 이번 연재에서는 책과 특강 내용을 중심으로 독자들과 공유하고자 한다.


◆ 가치투자란 무엇인가?


대부분의 투자서들이 "이렇게 하면 돈을 번다"라고 주장하는 것과는 달리, 저자는 오히려 독자들에게 "돈을 쉽게 벌겠다는 생각은 머릿속에서 싹 지워라"고 강조하고 있다.


투자로 돈을 번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며, 시장에 대해 매우 진지한 성찰을 거쳐야 하고, 치밀한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 한마디로 주식투자란 목숨을 걸고 벌이는 투쟁이라는 것이다.


이 정도라면 주식투자를 일종의 전자오락처럼 가볍게 여기는 분들에게는 매우 심각한 경고인 셈이다.


주식투자는 매수부터 시작한다. 이에 대해 저자는 너무나 간명하고 정확하게 다음과 같이 주장하고 있다.


즉 성공하는 투자자가 되려면 기업의 가치를 파악해 현재의 주가가 그 가치에 비해 저평가되어 있을 때 매수할 수 있어야 한다. 이것이 곧 가치투자자의 주식 매수 요령의 핵심이라는 것이다.


그런데 이 단순한 진리를 복잡한 설명과 수식으로 꼬아놓은 현학적인 책들 때문에 가치투자를 어렵게 느끼게 된다고 비판한다.


주가는 장기적으로 결국 기업의 가치에 수렴하는데 중장기적으로 기업의 실적, 그 중에서도 기업의 이익과 가장 상관관계가 높다. 그러므로 지속적인 복리증식 능력을 보이는 종목을 보유해야 한다.


저자는 투자기법으로 흔히 등장하는 손절매에 대해 매우 비판하고 있다.


단 한번도 5% 이상 떨어지지 않으면서 상승하는 종목은 거의 없다며 결국 손절매란 저평가 가치주를 오랜 기간 보유함으로써 기록할 수 있는 높은 수익률을 원천봉쇄한다고 주장한다. 즉 손절매는 대표적으로 잘못된 속설 가운데 하나라는 것이다.


오히려 장기간 갖고 있어도 무방할 정도로 저렴한 가격에 주식을 매입한 뒤 이를 되팔 수 있는 적정한 가격을 산정하는 일이 가치투자자의 핵심업무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자신이 매수한 주식이 두세 차례의 경기침체나 시장주기를 거치더라도 두려움이나 흔들림없이 갖고 있는 확고한 자세가 장기보유를 가능케 한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또한 저자는 차트를 이용한 기술적 분석에 대해서도 쓴소리를 마다하지 않는다. 패턴매칭이 습관화되어 있는 인간본성에 말미암은 것일 뿐, 아무런 근거가 없는 일종의 착각상관이라고 주장한다.


이와관련, 디지털의 아버지로 유명하면서 대단히 성공적인 투자자의 한 사람이었던 클로드 섀넌의 말을 다음과 같이 소개하고 있다. "기술적 분석가는 매우 지저분하게 재생된 데이터를 가지고 일하는 셈이다."



◆가치투자자가 되려면?


투자자는 우량기업을 싸게 매수해 인내심 있게 보유하는 사람이다. 투자에서 가장 무서운 적은 바로 나 자신이며, 가치투자자로 성공하려면 끈기와 합리성을 지녀야 한다.


또한 투자자는 무엇이 옳고 그른지에 대한 자신의 생각, 소신, 아이디어를 갖고 있어야 한다.


저자는 진정한 가치투자자가 되려면 인격도 갖추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즉 버는 과정과 쓰는 방법 또한 정당한 경우에 돈도 더 잘 벌린다고 말한다.


가치투자자의 품성이란 땅 속의 화석처럼 발굴되는 것이라 믿으며, 투자자들이 해야 할 일은 자신들의 연장을 사용해 각자의 유물을 온전하게 발굴하는 것 뿐이라고 말한다.


가치투자의 모든 요건을 충족시키지 않는다면 "NO"라고 대답하라. 거절할 수 있는 능력이 가치투자자들에게는 매우 중요한 품성이라고 말한다. 또한 인내심을 가지려면 쉴 줄 알아야 한다고 말한다.


가치투자자는 자원의 효율적인 배분을 위해서 기회비용이 적은 것을 선택함으로써 매매결정 또는 종목별 비중 조절을 해야 한다고 주장하는데, 이 부분은 필자의 저서 '전략적 가치투자'에서 소개된 가치가중 포트폴리오와 유사한 내용이다.


또한 투자 프로세스의 피드백을 위해 투자의 경험과 능력이 출중한 사람들과 연구 그룹을 만드는 것도 방법이고, 스승이 없다면 다양한 독서를 통해 배우라고 조언한다.


마침 책에서 저자는 독서에 관해 다음과 같은 견해를 밝히고 있다. "독서로 얻은 지식에 대해 누군가에게 이야기하거나 글로 쓰거나 실제 행동으로 옮기는 등의 활동을 통해 현실에 적용시켜야 한다. 그래야 당신이 책에서 무언가를 배웠다고 할 수 있다."


지금 필자가 독서를 진행하면서 칼럼을 연재하는 것이 저자가 주장하는 바로 그 과정이 아니겠는가?


◆시장 폭락이 절호의 매수기회?


저자는 시장에서 횡행하는 비합리적인 행동과의 싸움에서 늘 승리하는 쪽은 가치투자자라고 주장한다.


대부분의 투자자들이 단기적인 시각에 입각해 투자하는 탓에 아무리 좋은 가치를 지닌 기업의 주식이라도 기다리지 못한 채 헐값에 내놓을 때가 많기 때문이다.


하루에도 수십 번씩 마음을 바꾸는 단기투자자들 때문에 시장에 급격한 변동이 생기고, 이러한 이유로 인해 가치투자자들에게 많은 기회를 준다는 사실이 매우 역설적이라고 말한다.


약세장일 경우 많은 종목들이 기업의 본질가치 이하에서 거래되므로 매수할 수 있는 종목이 많아진다.


반대로 시장이 과열국면이라면 싸게 매수할만한 종목이 줄어들기 마련이다.


특강을 진행한 7월 하순에 저자는 "한국증시에서 매력적인 종목을 발견하기 힘들어 별로 투자하고 있지는 않다"고 했는데, 이후 큰 폭의 하락이 발생했다는 점이 흥미롭다.


합리적인 투자자들은 비합리적인 투자자들이 모두 비관론에 빠질 때 기뻐할 것인데, 이 때가 우량주식을 헐값에 사들일 절호의 기회이기 때문이다.


주식시장은 남들과 동화되려는 소란스런 다수와 남들과 다른 길로 가려는 조용한 소수로 나뉘어 있는데, 수익은 대중이 모인 곳으로 가지 않으며 조용한 소수에게 깃들인다.


저자는 "투자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는 멋진 말로 이부분을 정리한다.


가치투자자들은 주가가 내렸을 때 적절히 행동할 수 있는 준비가 늘 되어 있어야 한다며, 주가가 만약에 갑자기 하락한다면 당황하지 말고 회사의 장기적인 가치에 대한 계산이 틀렸는지를 재고해 보라고 한다.


기업가치는 여전히 우량한데 많은 하락폭을 보인다면 추가매수할 기회로 삼으라고 권한다.


미국 신용등급 강등과 더불어 폭락이 거듭되고 있는 지금이 저자의 멋진 표현처럼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매수에 임해야 하는 절호의 기회가 아닌지 생각해 본다.




신진오 가치투자자협회 회장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신진오 가치투자자협회 회장
<ⓒ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newsva.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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