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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십년 묵은 金 '드디어 때가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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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십년 묵은 金 '드디어 때가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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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소연 기자]#직장인 김석모(31·가명)씨는 대학 때 사둔 금 100돈을 마침내 팔기로 결정했다. 그간 금값이 아무리 요동쳐도 꿈쩍도 하지 않던 김씨는 10년 동안 서랍 속에 넣어둔 금덩어리를 꺼냈다. 드디어 '때가 왔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김씨는 “1돈(3.75g)에 5만원대에 구입한 금을 드디어 22만원대에 팔게 됐다”면서 “올 가을 결혼자금으로 요긴하게 쓸 수 있을 것 같다”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귀금속 도매상 전중렬(43·가명)씨는 같은 날 오후부터 금을 단 한 돈도 팔지 않았다. 금을 사겠다는 요청이 빗발쳤지만, 그는 '조금만 더 기다리자'고 생각했다. 활발한 거래를 통해 이윤을 남길 수도 있겠지만, 금값이 최고점을 찍을 때를 노려 한 방에 큰 이득을 보겠다는 계산에서다.


국내 금 시세가 하루에 두 차례 상향 조정되는 등 금값이 폭등한 지난 8일 종로 귀금속 상가에는 수십년 간 장롱 속에서 '때를 노리던' 금괴들이 매물로 쏟아졌다.

이와 함께 금값 폭등세가 심상찮다고 판단한 귀금속 도매상인들은 금을 팔지 않겠다고 하는 이례적인 풍경도 함께 연출됐다.


한국금거래소는 8일 오전 국내 소매 금값을 소비자가 살 때를 기준으로 3.75g당 가격을 전날에 비해 4400원 오른 22만9900원(부가가치세 10% 별도)으로 정했다.


이어 뉴욕상품거래소의 금 거래 가격이 크게 오르자 이날 오후에 소매가를 2100원 오른 23만2000원으로 다시 조정했다.


백화점 등 카드결제가 가능한 소매업체에서는 이날 금값이 살 때를 기준으로 26만9000원까지 올라갔다.


금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자 종로 귀금속 상가는 주말에 이어 태풍 무이파로 인한 비바람이 몰아치는 날씨에도 금거래를 위해 나온 사람들로 활기를 띄었다.


골드아트 관계자는 “금값이 지금 최고가다. 그동안 금값이 많이 올라서 더 팔 사람이 없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오늘은 지난 주말보다 더 많은 사람이 모였다”고 귀띔했다.
디아망 관계자는 “향후 금값을 정확하게 예측할 수는 없지만, 지금은 가진 금을 팔 때가 온 것 같다”고 조언했다.


나르샤 주얼리 관계자는 “오늘 문의가 끊임없이 들어 온다”면서 “더 오를 수도 있다는 판단에 많은 도매상인들은 지금 금을 안 팔려고 한다. 오늘은 30분 만에 2000원이 오르는 등 금값이 심상찮다”고 말했다.


귀금속업체 로블스 관계자는 “지금 파는 것이 좋은데 가격이 더 오를까 불안하면 50돈을 먼저 팔고 며칠 있다가 50돈을 파는 식으로 나눠서 파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귀띔했다.


그는 “금시세가 정해지는 오후 1시 이후에 전화문의를 하고 구두계약으로 먼저 조율을 하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




박소연 기자 mu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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