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지선호 기자] 지난 2008년에 탄생한 8개 신생 증권사가 세 돌을 맞으면서 회사간 우열이 뚜렷하게 갈리고 있다. 이들은 당시 자본시장통합법 시행을 계기로 증권사 설립 기준이 완화되면서 시장에 진입했는데, 재무 건전성이 악화된 증권사들은 유상증자를 통해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이를 바탕으로 사업영역도 넓히는 등 수익성 개선에 나서고 있다.
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300억원의 유상증자를 진행중인 애플투자증권은 자본확충을 계기로 신규사업을 모색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자본금이 크게 늘기 때문에 당분간 자본금에서 발생하는 이자 수익 등으로 더 이상 재무구조가 악화되는 것은 막을 수 있을 것"이라며 "현재는 투자중개업만 하고 있지만 앞으로 다른 업무 자격을 신청할 것"이라고 말했다. 애플투자증권의 경우 설립이래 지난해(2010년 4월~2011년 3월)까지 손실이 이어져 자본이 58.8% 잠식돼 있다.
역시 자본이 48.3% 잠식됐던 BOS증권도 지난 6월 최대주주인 싱가포르OCBC은행이 45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에 참여했다. BOS증권은 OCBC가 ING증권을 인수해 지난해 6월 재출범했다. BOS증권 관계자는 "M&A 이후 안정을 거치려면 통상 1년6개월 이상이 걸린다"며 "조직 정비가 완료되고 있는 만큼 가시적인 수익성이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2009회계연도에 흑자전환 한 SC투자증권의 경우 지난해 영업인력을 확충하고 리서치센터를 설립하면서 영업비용이 크게 증가, 다시 적자로 돌아섰다. 대신 이번달 부터는 기관 대상 주식 브로커리지 영업을 시작해 본격적인 수익이 발생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난 2008년 7월 신규 증권업 인가를 받은 8곳의 증권사 가운데 지난해 순이익을 낸 곳은 절반인 4곳에 불과하다. 원형운 동부증권 애널리스트는 "이번에 발표된 대로 자본시장법이 개정돼 본격적인 대형 투자은행(IB)이 탄생하면 신생 증권사들의 주요 수익원인 브로커리지 경쟁이 격화 될 것"이라며 "새로운 사업에 진출하지 못하면 퇴출되거나 M&A 대상이 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지선호 기자 likem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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