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정재우 기자, 지선호 기자] 이번 주 들어 주가가 단기간에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 ‘폭락장에도 수익을 낸다’는 고액자산가들도 매수와 매도 사이에 오락가락 하고 있다. 주가 하락을 예측해 미리 자산을 현금화 시켜 놓은 투자자가 있는가 하면 이번 기회를 저가 매수 타이밍으로 판단하고 추가 매수에 나서기도 하는 것.
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번 주 들어 주가지수가 150포인트 이상 하락하면서, 고액 자산가들도 주식투자 결정을 쉽게 내리지 못하고 있다.
주가 폭락을 예상한 고액 자산가들은 이번주 초 대부분의 자산을 현금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우증권 PBClass 갤러리아 서재연 부장은 "이번 주 월요일에 주가가 좀 올랐을 때 주식 비중을 거의 다 덜어냈다"며 "현재 현금성 자산 비중은 70% 정도"라고 말했다.
대응 방향에 대해서는 매수를 자제하고 신중할 것을 조언했다. 서 부장은 "바닥을 완전히 확인하고 들어가도 늦지 않다"며 섣불리 매수에 들어갔다가는 오랜 기간 고통 받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반면에 일선 영업점에서는 저가매수의 기회로 보기도 한다. 익명을 요구한 증권사 강남지점 직원은 “소위 시장에서 돈을 버는 큰 손들은 하락폭이 큰 대형주들을 위주로 매수를 시작했다”고 전했다. 기아차, 현대차, LG화학 등 대형주를 위주로 매수주문이 집중되는 현상이 벌어졌다는 것.
또 다른 증권사 강북지점 직원은 “개인투자자들은 손절매를 꺼리는 경향이 있어 아직 투매현상까지는 벌어지지 않고 있다”며 “여전히 자동차, 화학주를 매수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송상훈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주가가 2000이하로 떨어진 만큼 저평가 돼 있다고 봐야 한다”며 “대형주 중심으로 밸류에이션 매력이 높은 주식을 적극 매수할 때”라고 진단했다.
폭락장이 이어지고 있는 사이 개인들의 신용 매수가 증가하기도 했다. 신용거래는 대체로 주가 과열국면에서 나타나는 현상으로 하락장에서 신용물량이 늘면 주가 하락이 심화 될 수도 있다. 4일 하루에만 개인들이 신용거래로 1조원가량을 매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승현 동양종금증권 애널리스트는 “신용거래가 증가한 상태에서 주가가 하락하면 반대매매가 나와 주가 하락이 가속화 한다”며 “신용거래 비중, 담보 비율 등 거래마다 차이는 있지만 보통 주가 하락 때는 수급 측면에서 부정적”이라고 우려했다.
정재우 기자 jjw@
지선호 기자 likem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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