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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부 8·5근무제 일주일 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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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현준 기자]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달 27일 "오전 8시까지 출근해 오후 5시에 퇴근하겠다"고 했다. 지금처럼 9시에 출근해 6시에 퇴근해서는 내수 활성화에 도움이 안되니, 장관부터 본을 보이겠다는 뜻이었다. 박 장관은 외부 일정이 없는 한 5시 퇴근 원칙을 따르고 있다고 한다.


재정부에서는 그날 이후 4일 오전까지 모두 31명이 유연근무를 신청했다. 전부터 유연근무를 했던 92명까지 합치면 재정부 정원의 13%인 123명이 나름의 출퇴근 시간을 갖고 있는 셈이다.

다만 직급별·부서별로 온도차는 느껴진다. 최대 수혜자는 차관 이하 간부급이다. 이들은 눈치 보지않고 출퇴근 할 수 있는 분위기라고 전한다. 이 때문에 최근 유연근무 신청자의 상당수가 간부들이다. 박 장관의 업무 스타일도 여기에 한몫하고 있다. 전임 장관들에 비해 혼자 생각하는 시간이 많고, 이메일로도 보고서를 받아서 보기 때문에 간부들이 곁에서 대기하지 않아도 된다고 한다. 재정부의 A국장은 "장관이 갑작스럽게 찾는 경우가 드물어 8·5근무제 이후에는 일찍 퇴근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실무진들은 뜨뜻미지근하다. 이들은 "윗사람이 없으니 눈치는 덜 봐서 좋다"면서도 경쟁이 치열해 자리를 못 뜨는 실정이다. B과장은 "많은 시간을 들일 수록 좋은 보고서가 나오기 마련인데, 허술한 보고서를 들고 가서 동료에 밀리고 싶은 사람이 있겠냐"고 반문했다. C과장 역시 "다른 부처 보다 역할이 큰 만큼 일이 많다"면서 "다음날 국장에게 질책을 당하기 싫어서라도 사무실에 남아 일해야 한다"고 했다.

냉탕은 예산실이다. 예산실 직원들은 9월까지 예산안을 국회로 보내기 위해 새벽까지 남아서 일하고 있다. 이들은 밤을 새는 경우가 많아서 8·5근무 대신 10·7근무를 신청한 경우가 상당수다. 재정부 관계자는 "예산실은 출근은 정시에 해도 퇴근은 제 때 못한다"고 말했다.




박현준 기자 hjun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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